▶ 최소 6개월 정도 걸릴 것, 시너지 위해 통매각이 바람직
▶ 아시아나 부채 3조7000억 수준, 부채 일부 안고 인수도 가능”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에 따른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1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내 아시아나항공 발권창구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배우한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면 “인수가격과 자금지원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6일 밝혔다. 이 회장은 “향후 매각 과정에 채권단의 의견이 당연히 반영될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자회사들과 합친 ‘통매각’ 방식으로, 박삼구 전회장의 입김이 철저히 차단된 채 진행될 것 임을 분명히 했다.
”인수자 부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매각은 최소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의 적정 인수가격에 대해선 말을 아꼈지만 일각에서 거론되는 ‘부채 7조원’은 부풀려진 수치라고 선을 그었다.“ 아시아나항공의부채는3조6,000억∼3조7,000억원 수준이며, 인수자가 이를 모두 갚을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일부 부채를 끌어안고도 인수는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선 인수가격으로 1조∼2조원이 거론되지만, 그보다 부담이 적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시너지 효과를 고려해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를 일괄적으로 넘기는 ‘통매각’이 바람직하다는 뜻도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금호산업이 가진 구주(33.47%·6,868만8,063주) 전체를 인수자에게 매각하는 동시에 구주를 사들인 인수자가 신주도 인수하는 3자 배정 유상증자가 병행되는 방식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 회장은 “신주 인수 자금은 회사 밖으로 유출되는 게 아니고 경영 정상화에 활용되는 금액으로 인수자 입장에선 그만큼 부담도 줄어들고 더 매력적인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전까지 아시아나 지원금 결정”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오는 25일 전까지 구체적 자금지원 규모와 방식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금호 측이 요청한 긴급자금 5,000억원에 대해 이 회장은“아시아나항공 경영에 안정을 기할 만큼 충분한 수준의 자금이 들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자금지원 규모는 채권 비율에 따라 분담되기 때문에 일단 채권은행 등과 협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는다만 “(5,000억원은)‘ 이머전시(emergency·응급한 상황)’일 때 소요되는 규모”라며 “시장의 신뢰가 흐트러지기 전에 신속한 조치를 취하고 시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면 통상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자본 보완 정도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장의 불신이 높으면 회사채와 자산유동화증권(ABS)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유동성 압박을 받지만, 매각 발표 등으로 이미 어느 정도 신뢰가 회복된 만큼 자본확충에 필요한 금액이 예상만큼 많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박삼구 회장 매각 개입 없을 것”
채권단이 일단 자금지원을 발표하게 되면 아시아나항공과 한 달간 임시로 연장한 재무구조개선 양해각서(MOU)를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다시 맺게 된다. 이후 금호 측이 매각주관사를 선정해 공개매각에 착수한다. 이 회장은 “매각은 최소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매각이 박삼구 전 회장의 경영 복귀를 위한 ‘가성매각’이 될 거란 일각의 우려에 대해 이 회장은“박 전 회장의 부당한 영향력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SK나 한화 등) 거론되는 인수후보자들이 왜 박 전 회장의 앞잡이가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회장은 “박 회장에게 진정성이 있다고 보고, 진정성이 있다고 믿을 여러 제도적 장치를 갖고 있다”며 “마지막 단계에서 그분의 인격을 폄하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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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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