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악화, 마케팅비 축소 등 비용절감 우선
▶ 부가서비스 유지기간·축소폭 등, 당국 결정 늦어지는 것도 한 몫

우리카드의‘카드의 정석 와우리. <사진=우리카드>
올 들어 국내 카드사들이 내놓은 새 카드 상품이 3종에 그쳤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의 여파로 실적이 급감하면서 카드사들이 해마다 새로운 카드발급을 통해 신규 고객을 확보해오던 외형 성장 전략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카드사들이 새롭게 출시한 신용카드는 3종에 불과하다.
신한카드의 해외 맞춤형 프리미엄 카드인 ‘더베스트플러스’와 우리카드의 ‘카드의 정석 와우리’와 ‘카드의 정석 프리미엄’이 전부다. 특히 우리카드의 경우 기존의 프리미엄 카드인 ‘로얄블루’와 ‘카드의 정석 포인트’를 수정해 출시한 것이어서 신상 카드가 자취를 감췄다. 매년 초 카드사들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신상 카드를 공격적으로 내놓았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에는 우리카드가 ‘카드의 정석’ 시리즈를 선보였고, 신한카드 ‘딥오일’, KB국민카드 ‘올포인트’, 현대카드 ‘스마일’, 롯데카드 ‘아임욜로’, 하나카드 ‘통커’ 등이 출시됐다.
카드사들이 신상 카드 출시를 접은 것은 수수료 인하의 여파로 줄어든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줄이려다 보니 고객들이 선호할 좋은 혜택을 담은 카드 출시가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새로운 상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려면 기존 상품보다는 좋은 혜택을 담을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지금처럼 외형 확장보다는 비용 절감이 우선인 상황에서는 신상품을 내놓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수수료 인하 여파가 결국에는 혜택 많은 카드를 선택할 고객들의 폭을 줄이는 결과를 만든 셈이다.
여기에 카드 부가서비스 축소 폭에 대한 금융당국의 결정이 늦어지는 것도 신상 카드가 자취를 감춘 이유로 꼽힌다.
부가서비스 유지기간 등에 대한 당국의 결정이 있어야 여기에 맞춰 신규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데 기준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신규 카드발급 자체가 지연되고 있다.
카드사 노조는 금융당국에 이달 말까지 수수료 인하에 따른 부가서비스 축소 폭 등 수익보전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해놓은 상태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고객 반발 등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구체적인 방안을 제때 내놓지 못하면서 상반기에는 카드 신상품 출시가 어렵게 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약관심사 병목현상도 신상 카드 급감 원인으로 지목된다. 새로운 카드를 출시할 때는 금융당국이 일일이 약관심사를 통해 승인을 내줘야 하는데 인력이 부족해 심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약관심사 인력이 많아야 4~5명에 불과한데 새 카드 약관심사와 부가서비스 축소 폭에 대한 결과를 동시에 내놓아야 하다 보니 (약관심사는)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다”며 “약관심사를 요청해놓고 있지만 당국의 심사 병목현상으로 신상 카드가 늦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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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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