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녁 분위기 살리는 롯데마트 ‘요리하다’, 고급 레스토랑서 맛볼 수 있는 트위스터롤·대만식 치즈감자에
▶ 스파게티·문어낙지볶음밥까지 전자레인지·에어프라이어로 뚝딱, 제품 종류 다양해지고 고퀄리티‘냉동식품=인스턴트’편견 깨져
이다희(36)·김인근(37)씨 부부(왼쪽)와 이현주씨 부부가‘요리하다’의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성형주 기자>
지난해 11월 결혼한 이다희(36)·김인근(37)씨 부부는 맞벌이를 하다 보니 평일에 같이 저녁을 먹은 지가 두 달 가까이나 됐다. 남편과 함께 밥을 먹기도 힘든데다 동생 이현주씨 부부와 저녁을 언제 먹었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가끔 동생을 만나 식사를 하기는 하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부부끼리의 식사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오랜만에 집에서 저녁 한 끼를 하기로 마음먹은 다희씨는 동생 부부를 서울시 성수동의 본인 집으로 초대했다. 모든 재료를 직접 사서 음식을 만들 수도 있지만 네 명의 식사 준비에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고 판단한 다희씨는 저녁상을 롯데마트의 ‘요리하다’ 냉동식품으로 차리기로 했다. 사실 다희씨는 냉동식품에 대한 불신이 있었다.
유통기한이 길고 ‘인스턴트’ 요리라는 편견에 혼자서 가볍게 식사하기는 적당하다고 생각했지만 건강식으로 보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냉동식품의 유통기한도 짧아지고 제품종류도 크게 늘면서 ‘가성비’에 ‘가심비’까지 만족시켰다는 생각에 냉동식품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
특히나 맞벌이 부부의 특성상 집에서 식사하는 일이 많지 않다 보니 반조리 냉동식품과 야채를 곁들여 음식의 밸런스를 맞춰 먹는 경우가 많아졌다. 다희씨는 “음식에 필요한 재료를 하나씩 사서 요리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전업주부의 경우 직접 재료를 사는 게 더 쌀 수 있지만 저희같이 맞벌이를 하다 보면 재료들을 다 사놓기에는 비용도 많이 드는데다 유통기한도 너무 짧아 자칫 음식이 상해 먹지 못하고 버리는 일도 있어 냉동식품을 주로 사놓고 저희만의 스타일로 변주해 먹고는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식탁에 오른 메뉴는 비록 냉동식품이었지만 구색은 고급 레스토랑 코스 요리 못지않았다.
요리하다의 제품 수가 많다 보니 음료·애피타이저·수프·샐러드·메인·디저트까지 풀 코스로 밥상을 차릴 수 있었다. 가격도 저렴했다. 4인분의 음식과 주류까지 포함해 4만원 정도에 준비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애피타이저인 ‘트위스터롤’과 ‘대만식치즈감자’가 준비됐다.
고소한 메시드 포테이토와 진한 체더치즈 소스에 옥수수·베이컨 토핑으로 풍부한 맛을 낸 대만의 인기 스트리트 음식인 대만식치즈감자와 트위스터롤이 식탁이 오르자 다희씨의 집은 마치 레스토랑에 온 듯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어 전문 음식점에 가야 맛볼 수 있었던 ‘양송이수프&빠네’가 바로 준비됐다.
크리미한 수프를 쫄깃한 빠네 빵에 부어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는 양송이스프&빠네는 전자레인지로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 메인 요리인 ‘후라이드 치킨봉’ ‘까르보나라 스파게티’와 통깨에 실파를 얹은 ‘차돌김치볶음밥’, 화끈하고 매콤한 양념에 풍미를 올려주는 불맛과 탱탱한 식감의 문어·낙지를 넣어 만든 ‘문어낙지볶음밥’이 나오자 “이쁘다”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전자레인지와 에어프라이어만 있으면 10분 안에 요리가 완성돼 모든 음식이 식탁에 시차를 크게 두지 않고 올랐다. 음식마다 가진 색감과 향이 식탁을 채우자 맛의 향연이 시작됐다. 식탁에 차려진 다양한 음식을 놓고 나누는 대화는 음식만큼이나 다양했다.
음식에 대한 평가와 서로의 안부를 묻는 사이 디저트인 ‘트러플 초콜릿’ ‘홋카이도식생크림롤’이 나왔다. 좋아하는 음식은 제각각이었지만 음식을 접한 이들은 한목소리로 차려진 음식이 냉동식품 같지 않다고 말했다.
빠네수프가 가장 맛있었다는 인근씨는 “냉동식품은 대충 만들었을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지만 음식을 먹어보니 냉동식품이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모를 정도로 퀄리티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희씨는 볶음밥과 빠네수프, 쌀가루를 넣어 바삭한 튀김옷과 갈릭오일로 고소한 맛과 풍미를 더한 후라이드 치킨봉에 후한 점수를 줬다.
다희씨는 “평소 맛집에 가서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빠네는 레스토랑에서 먹은 것처럼 맛있었고 치킨은 배달한 것 못지않아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현주씨는 볶음밥에 한 표를 던졌다. 평소에는 볶음밥을 좋아하지 않지만 집에서 한 것 같지 않은 꼬들꼬들한 밥맛에 반했다.
현주씨는 “요리하다의 제품 중 볶음밥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캠핑 갈 때 가져가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평소 요리는 다희씨가 하고 설거지만 해왔던 인근씨는 간편한 조리법으로 맛을 낼 수 있는 음식을 접하자 요리에 대한 욕심까지 생겼다. 인근씨는 “양이 정해져 있다 보니 잔반 처리도 편하고 사람들이 놀러 왔을 때 실제 요리를 한 것 같은 연출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간편하게 음식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요리에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병주‘요리하다’ 수석셰프가 인터뷰에서 요리하다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 김병주‘요리하다’수석셰프 “저희는 맛의 타깃을 잡고 제품을 만들어 음식의 퀄리티가 상당히 높아요.”
‘요리하다’의 제품 수는 200여가지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직접 만든 김병주 수석셰프는 “가공을 개선한다든지 좋은 원료를 찾는 방식으로 맛을 구현해낸다”며 요리하다의 특징을 이같이 설명했다.
냉동식품은 맛이 없고 건강식으로 부적절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여전히 음식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그는 제품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시장 1등 제품과의 맛 평가를 진행해 중량·식감, 심지어 색감까지 평가한다.
모두 음식 맛을 최고로 끌어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우선 음식 맛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제조방법을 사용한다. 김 수석셰프는 “치킨같이 프라이팬 조리가 필요한 음식들은 조리시간이 10분 정도 걸린다”며 “이 과정에서 음식이 탈 수 있는데 치킨봉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스팀작업을 제조과정에 넣었다”고 말했다.
레스토랑에서나 먹을 수 있는 빠네수프를 재현하기 위해 실제 레스토랑의 조리법을 그대로 적용하기도 했다. 보기 좋은 음식이 맛도 좋은 법. 색감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김 수석셰프는 “모든 음식에는 알맞은 색깔이 있다”며 “라면은 밝은색인데 양파를 넣으면 색감이 살지 않는다.
크림소스에 블랙올리브를 넣어 색감을 살린다”고 강조했다. 제품으로 나오기까지 수십 번을 먹으며 제대로 된 음식 맛을 구현하고 있지만 김 수석셰프에게도 가장 애착이 가는 제품은 있었다. 그는 “가장 생각이 나는 제품은 ‘볼케이노치킨&빠네’”라며 “빠네 빵 안에 닭을 넣어야 하는데 빵이 익는 시간과 닭이 익는 시간이 맞지 않아 제품 출시를 포기하려고 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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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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