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뮤니티 활동 강조한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릴적부터 봉사 나서
▶ 한인 유권자등록 절실 그동안의 경험 살려 주류에 한인 입장 전달

12일 존 이 후보가 시의원에 당선되면 커뮤니티 안전과 발전을 위해 봉사하겠다며 한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시 의회 입성해 풀뿌리 정치인 되는 게 꿈입니다.”
8월 결선 투표 진출 확정으로 한인으로서는 두 번째 LA시의원 입성에 한발짝 다가선 존 리 시의원 후보는 어린 시절부터 의사나 변호사가 되기보다는 커뮤니티 봉사를 꿈꾸며 성장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이민 1세인 부모가 어린 시절부터 의사나 변호사보다는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봉사하는 삶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란다.
지난 4일 실시된 12지구 예비선거에서 2등으로 결선에 진출한 존 이 후보는 “일찍 미국에 이민을 온 부모님 덕분에 정치력 신장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달았다”며 “의사와 변호사를 희망하는 다른 부모들과 달리 저희 어머니, 아버지께서는 항상 커뮤니티를 위해 봉사하는 것을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유치원에 다니던 시절부터 부모님 손을 잡고 거리 시위에 나서기도 했던 한인 2세가 12지구 한인 시의원에 도전하기까지 존 이 후보의 남다른 정치여정을 들어봤다.
다음은 존 이 후보와의 일문일답.
-부모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했는데..
▲아버님은 1950년대 이민을 오신 한인 이민사회의 1세대 올드 타이머이시다. 한인으로는 당시 다니시던 학교에서 처음으로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성적도 뛰어나셨다고 들었다. 어머니는 한국에서 이화여대 졸업 후 1962년 이민을 오셔서 한인타운 3곳에서 고급 수제화 판매업소를 운영하셨다. 지금도 부모님께 가장 감사한 것은 내가 변호사나 의사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으셨다. 대신 정치적으로 힘을 가진 주류사회 중심에서 한인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대변해주기실을 간절히 바라셨다. 이러한 부모님의 가르침 덕분에 커뮤니티 봉사에 눈을 뜨게 됐다.
-언제부터 커뮤니티 봉사에 관심을 갖게 됐나
▲아주 희미한 기억이지만 유치원 시절부터다. 유치원 시절 아버지 손을 잡고 거리시위에 참가한 것이 커뮤니티 활동으로는 처음인 것 같다. 13살부터 본격적으로 자폐아들을 위한 캠프에 참가하는 등 커뮤니티 봉사에 적극 참여했다. 부모님이 이민 왔을 당시 한국은 미개발국으로 미국 시민들의 삶과 유색인종의 사회적 지위 등 정치력 신장의 중요성을 많이 느낀 것 같다. 본인들은 운이 좋아 미국에서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했으며, 자녀들이 주류사회 안으로 들어가 다양한 커뮤니티 현안에 대해 적극 참여해주길 바라셔서 어릴 때부터 커뮤니티 봉사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4.29 폭동으로 가족이 힘든 시기를 겪기도 한 걸로 안다.
▲1992년 전까지 어머니가 운영하시던 고급 수제화 전문점이 타운에 3곳 있었다. 어머니는 1년에 364일 일을 할 만큼 자녀들을 위해 희생하셨지만 어머니의 수제화 전문점이 인기를 끌어 비즈니스도 곧 잘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다 수제화 전문점이 4.29 폭동당시 많은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폭동으로 건물이 파괴되지는 않았지만 폭동 이후 고객들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어머니의 수제화 전문점은 결국 문을 닫게 됐다.
-정치에 입문한 구체적인 계기가 있나
▲대학을 졸업하고 멜로즈 거리의 유명 의류매장에서 매니저로 근무하기도 했다.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돈보다 꿈을 찾아야 한다며 부모님께서 지속적으로 꿈을 되찾으라며 권유하셨다. 그러다 1996년 무작정 LA 시의회를 찾아갔다. 소개나 추천도 없이 달랑 이력서 한 장을 들고 무모하게 시의회를 찾았던 것이 정치입문의 시작이었다.
당시 아무런 연고도 없었지만 인터뷰를 마친 조엘 왁스 시의원이 나를 시의원 사무실 직원으로 채용해주셨다. 이후 30년 가깝게 LA 시 정계에서 꾸준히 활동해왔다.
-그간 참여한 커뮤니티 활동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노스 밸리 패밀리 YMCA에 저소득층을 위한 데이케어센터와 방과 후 교실을 위해 100만달러 기금 모금을 성공시킨 적이 있고, 홈리스들을 위한 샌퍼난도 밸리 구호 미션을 설립해 홈리스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기간만큼 거주하며 일을 배워 사회로 다시 돌아가는 성공적인 시스템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또한 LA경찰국 데본셔 경찰서에 범죄 청소년들을 위한 갱생 프로그램을 만들어 청소년 선도에 나서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이 지역에서 청소년들의 갱 범죄율이 크게 낮아졌고, 범죄에 연루됐던 많은 청소년들이 대학에 진학할 정도로 갱생 프로그램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이 프로그램 수료자 중 하버드에 진학한 학생도 나왔다.
-연방의회나 주의회에 도전할 계획도 있나
▲아니다. 나는 연방이나 주의회로 무대를 옮길 생각이 전혀 없다. 12지구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 정치에 입문하고 지금까지 열심히 활동해온 이유는 40년 가까이 거주한 샌퍼난도 밸리 커뮤니티를 위해서다. 연방 및 주의회 진출도 의미가 있지만 커뮤니티를 위한 정책보다는 보다 넓은 의미의 정치적 행보와 리더십이 필요하다. 12지구 시의원으로 주민들에게 안전하고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만이 내가 그리고 있는 정치다.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정치적 꿈을 자녀들에게도 권유하고 싶나
▲솔직히 말하자면 아니다. 훌륭한 부모님을 만나 정치인으로서 꿈을 꾸면서 살아온 것이 감사하고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내 자녀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을 했으면 한다.
물론 자녀들 가운데 한명이라도 정치에 관심이 있으면 적극 지원하겠지만 본인들이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한다.
-8월 결선을 앞두고 한인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15명의 후보들과 경쟁에서 본 선거에 진출할 수 있게 지원해준 한인 유권자들에게 감사드린다. 결선까지 많은 시간이 남아있지 않지만 결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한인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등록과 투표 참여가 절실하다. 단지 한인이라는 이유 때문만이 아니라 지난 15년간 지역 사회를 위해 봉사해 후보를 지지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그간의 풍부한 경험을 살려 12지구 발전을 위해 더 많은 기여를 하고 싶다. 선거구 재조정 등 한인사회의 목소리가 주류사회에 전달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 4개 선거구로 갈라진 한인타운과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서는 더 많은 한인 정치인들이 시의회에 입성해야 한다. LA 시의회 입성을 위해 끝까지 많은 지원과 관심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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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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