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CLA 졸업 시몬 킹씨 “배움에 포기는 없어”

UCLA 졸업식을 하루 앞둔 14일에 입학 31년만에야 졸업하게 된 한인 시몬 킹(82·한국명 조미숙)씨가 졸업가운과 학사모를 쓰고 졸업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살아있는 한 배움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입학한 지 31년 만에야 80세가 넘는 나이에 UCLA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마침내 졸업하게 된 한인 시몬 킹(한국명 조미숙)씨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학과 졸업식을 하루 앞둔 14일 킹씨를 UCLA에 캠퍼스에서 만나 82세에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늦깍이’ 졸업생의 다사다난했던 사연을 들어봤다.
킹씨의 첫 마디는 이랬다. 킹씨는 “살아있는 한 움직여야 하고.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 합니다. 배움은 모든 연령대를 연결시켜 주는 매개체이며 누구든 언제든지 배울 수 있다”며 첫 만남에서부터 도전의식을 보여줬다.
그녀의 사연은 일제강점기에서부터 시작됐다. 1936년 인천에서 태어나 겪은 일제강점기와 온가족이 피난생활을 해야 했던 한국전을 거쳐 1967년 남편과 함께 이민 온 지난 50여년간의 미국 생활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녀의 삶에서 떠나지 않았던 것은 배움이었다. 전쟁통에 2년간 다니지 못했던 학교였지만 가족과 함께 남쪽으로 이사한 장수에서 중학교에 들어가 ‘수재’ 소리를 들었고, 성심여고에 입학해서는 항상 1등 자리를 다투는 우등생이었다.
어려워진 집안 형편으로 대학진학을 포기했던 킹 씨는 학업 대신 당시 글쓰기에 열정을 쏟았고, 양장점에 일할 때는 패션 디자인에도 열심을 보였다.
킹씨는 “내 삶은 배움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며 “미국에 이민와 자녀 둘을 낳은 뒤에 들어간 곳이 트레이트 테크니컬 칼리지였고, 여기서 패션디자인을 본격적으로 배워 취업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가 디자인한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그녀는 의류업계에서 인정받는 디자이너가 성공하기도 했다.
디자이너로 성공한 그녀는 프랑스에서 만난 미국인 남편과 두 번째 결혼 후 LA 피어스 칼리지에서 심리학 공부를 시작했다.
남편의 부동산업체 ‘킹스 기업’에서 부사장에 재직하면서 학업이 중단됐지만 10년만인 1988년 50세가 넘은 나이에 UCLA에 편입했다.
하지만, 부동산 업체 부사장으로 일하면서 학기당 12학점 이상 듣기는 버거워 학업이 다시 중단됐다.
“88년 입학한 UCLA 졸업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지만 포기하기가 더 어려웠다”고 킹씨는 당시를 회상했다.
끝끝내 포기할 수 없었던 킹씨는 2017년 다시 도전했다. 이번에는 전공을 한국학으로 바꿔 3년 만에 UCLA 졸업의 꿈을 이루고 말았다.
킹씨는 “꿈을 이루는 것이 어렵지만 그 꿈을 포기하는 것이 더 어려울 정도로 도전과 열정으로 가득 찬 삶을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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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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