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장도원·장진숙씨 부부가 창업해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패스트패션 업체인 ‘포에버 21’(Forever 21)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본격적인 구조조정 작업에 나서고 있다.

월스트릿저널(WSJ)은 19일자 보도를 통해 포에버 21이 자금 조달과 일부 매정 정리 등의 경비절감 노력을 통해 ‘챕터 11’ 신청은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WSJ는 익명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판매 부진에 따른 유동성 위기에 봉착해 있는 포에버 21이 구조조정 컨설팅 전문가들을 고용해 매장의 출구 전략을 위해 협상 계획과 더불어 자금 조달 계획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포에버 21은 최근 글로벌 로펌 ‘레이텀 앤 왓킨스’(Latham & Watkins)와 글로벌 경영전략 컨설팅 업체 ‘알바레즈 앤 마살’을 각각 고용해 구조조정 업무를 맡겼다. 레이텀 앤 왓킨스는 매장 임대 재계약을 위해 건물주와 협상안을 담당하며, 알바레즈 앤 마살은 포에버 21의 기업 진단과 구조조정 안 수립을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포에버 21을 비롯해 레이텀 앤 왓킨스와 알바레즈 앤 마살 등은 구조조정과 관련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포에버 21이 판매 부진과 함께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 1~2년 사이에 의류업계 전반으로 확산되어 왔다.

당시 세계 800여개에 달할 만큼 고속 성장을 해온 포에버 21이 자라와 H&M 등과 같은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아마존 같은 온라인 업체의 부상 등으로 매출은 부진하고 경비는 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매출 부진이 나타나면서 뉴욕과 라스베가스, 샌버나디노 등에 무리하게 대형 매장을 확장한 것이 결국 자금 압박 부담이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 왔다.

사실 올해부터 포에버 21의 구조조정 노력은 시작됐다. 먼저 본사 사옥을 매각했다.

지난 2월 포에버 21은 2010년 입주한 건물을 주류 대형 부동산 투자펀드사인 블랙스톤에 1억6,600만달러에 매각해 자금 압박을 줄이는 노력을 했다. 포에버 21은 또 샤핑몰 랜드로드와 일부 대형 매장을 축소하는 계획을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4월에는 중국 사업까지 사실상 접으면서 조직 슬림화를 추구했다. 현재 중국의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 포에버21 매장은 빠진 상태다.

인력 충원도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분석 업체 ‘싱크엄’(Thinkum)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인력 충원이 12%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장과 조직 축소에 따른 인력 감축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패스트패션의 대표 업체인 포에버 21의 구조조정 노력이 어떻게 결실을 맺게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1984년 LA에서 설립된 포에버 21은 자라, H&M 등과 함께 글로벌 패스트패션 업계를 대표하는 한인업체이다.

전 세계 매장 수는 약 715개이다. 포에버 21은 상장되지 않아 분기별 실적 등이 정기적으로 공개되진 않는다. 다만 지난해 매출이 약 4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