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8월18일 미군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제3초소 부근 12m 높이의 미루나무 제거 작업에 나섰다.
북측이 반대했지만 유엔사 경비대장 아서 보니파스 대위와 마크 배럿 중위가 한국군 대위 1명, 경비병 7명 등과 함께 작업을 강행하자 북한군 30명이 도끼와 쇠망치를 휘둘렀다. 이 일로 보니파스 대위와 배럿 중위가 사망하고 미군 4명, 한국군 2명이 부상했다.
격분한 한미 양국은 데프콘2를 발령하고 미루나무 제거 작전에 나섰다. 모든 병사에게 실탄을 지급해 즉각 전투에 돌입할 수 있는 데프콘2가 한반도에 발령된 유일한 사례다.
일촉즉발 위기 상황은 궁지에 몰린 북측의 유감 표명으로 일단락됐다. 당시 미루나무 작업을 하던 부대 이름은 캠프 키티호크였지만 도끼만행 희생자인 보니파스 대위를 기리기 위해 캠프 보니파스로 명칭이 바뀌었다.
캠프 보니파스에는 유명한 관측초소 2개가 있다. 6·25전쟁 당시 혁혁한 공을 세우고 사망한 미군 병사들의 이름을 딴 오울렛 초소와 콜리어 초소다. 이 가운데 군사분계선(MDL)에서 25m밖에 떨어지지 않은 초소가 오울렛 초소다. MDL를 따라 위치한 80여개 초소 중 군사분계선에 가장 가까운 곳이기도 하다.
고(故) 조지프 오울렛 일병은 6·25전쟁 초기 낙동강 방어선인 영산지구 전투에서 전사한 참전영웅이다. 사후 미 대통령이 의회 명의로 수여하는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받았다.
오울렛 초소는 역대 미국 대통령이 방한 시에 주로 방문한 곳이기도 하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1983년 콜리어 초소를 찾았지만 이후 빌 클린턴과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오울렛을 방문했다.
오울렛 초소는 오바마 대통령 방문에 맞춰 방탄유리가 새로 설치됐다. 외교가에서는 29일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울렛 초소를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화살머리고지 방문 방안도 고려됐지만 상징성과 경호안전을 고려하면 오울렛 초소를 찾을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2012년 오울렛 초소를 찾은 오바마 대통령은 “자유와 번영이라는 측면에서 남북한만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한국처럼 번영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오울렛 초소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과연 어떤 말을 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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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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