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링크 저궤도인 550km 상공에서 태양광 패널을 펼치고 있는 ‘스타링크’ 위성을 상상한 그림. 스페이스X 제공
우주인터넷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우주인터넷은 위성이나 비행선을 이용해 극지나 오지를 포함한 지구권 전역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유엔에 따르면 세계 인구 77억 명 중 절반이 넘는 40억 명이 인터넷을 충분히 쓰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 사각지대가 해소되면 단숨에 시장 규모가 두 배 이상이 된다는 얘기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2040년대 우주인터넷 시장 규모를 연간 5천억 달러(약 580조 원)로 추정했다.
◇1만 개 위성 띄워 지구권 인터넷 서비스
5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발사됐다. 이 로켓에는 우주인터넷망을 구성할 '스타링크' 위성 60기가 실려 있었다.
이튿날 밤 네덜란드의 한 천문대에선 반짝이는 위성들이 줄지어 날아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440km 상공에서 분리된 스타링크 60기가 목표 고도인 550km까지 순조롭게 상승하는 장면이었다.
스페이스X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2015년 발표한 우주인터넷 구상을 4년 만에 현실로 가져왔다. 향후 1년간 60기의 위성을 6차례 더 발사해 도합 400기를 넘기면 일부 지역에서 시범 서비스가 시작된다. 800기를 돌파하면 상업 서비스를 개시하고, 1만2천 기를 채우면 세계 구석구석에 고속 인터넷을 제공할 계획이다.
우주인터넷망 구축은 적어도 수십억 달러가 소요되지만,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연간 300억 달러(약 35조 원)의 수익이 창출될 전망이다. 이 수익은 스페이스X의 궁극적 목표인 화성 탐사에 투자될 예정이다.
◇핵심은 저궤도위성… 인터넷 지연·손실 없어
우주인터넷의 핵심은 고도 1천km 아래에 떠 있는 저궤도위성 스타링크다. 현재 대부분 통신위성은 훨씬 높은 3만6천km에서 하루 한차례 지구를 돈다. 지구 자전속도와 같아 정지한 듯 보여 정지궤도위성이라 불린다.
정지궤도위성은 단 3기로 지구 전체에 인터넷 신호를 뿌릴 수 있다. 이미 비아샛, 휴즈네트워크 등이 정지궤도위성으로 인터넷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높이 떠 있는 탓에 통신 지연이 0.25초 정도 생기고, 데이터 손실이 많아 4G 인터넷조차 중계가 힘들다.
반면 저궤도위성은 고도가 낮아 지연이나 손실이 없고, 속도 또한 빠르다. 대당 가격도 정지궤도위성의 100분의 1 수준인 1억 원가량이다. 다만 하루 수차례 지구를 공전하므로 적어도 수천 대가 망을 구성해야 한다.
저궤도위성을 활용한 우주인터넷을 계획하는 기업은 스페이스X만이 아니다. 미국 스타트업 '원웹'은 올 2월 첫 위성 6기를 발사했고, 하반기에 36기를 추가할 계획이다. 원웹은 에어버스와 소프트뱅크에서 수천억 원을 투자받았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업체 블루오리진은 최근 저궤도위성 3천236기를 이용한 '카이퍼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4~5년 내 위성을 배치해 세계 인구 95%가 거주하는 스코틀랜드(북위 56도)에서 남미 최남단(남위 56도)까지 인터넷을 공급한다는 게 골자다.

성층권 무인비행선 2003년 전남 고흥 항공센터에서 공개된 세계 최초의 50m급 성층권 무인비행선 ‘VIA50’. 연합DB
◇위성보다 경제성 높은 성층권 비행선
우주인터넷 위성의 경쟁 상대는 지상 통신케이블이 아니다. 자웅을 겨룰 상대는 열기구와 무인비행선이 유력하다.
열기구와 비행선의 무대는 고도 10~50km 성층권이다. 저궤도보단 낮지만 항공기 고도보다는 높은 위치다. 기상변화가 거의 없어 비행 안정성이 높고, 공기 밀도가 낮아 운항 에너지도 적게 든다.
다만 극심한 일교차를 극복할 소재와 고효율 태양광 패널의 개발이 선결과제다. 최고풍속 90km/h를 견딜 수 있는 자세 제어 기술도 필요하다. 실제 지난해 페이스북이 성층권에서 시험하던 통신드론이 추락한 전례가 있다.
구글은 열기구 '룬'을 이용한 인터넷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지국에서 쏜 인터넷 신호를 최종 목적지 상공의 기구까지 차례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기구 7대를 이용해 1천km 떨어진 지역까지 신호를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프랑스 위성업체 탈레스는 무인비행선 '스트라토부스'를 개발 중이다. 길이가 100m에 달하는 스트라토부스는 태양광으로 에너지를 충전해, 최대 5년간 무착륙 비행을 할 수 있다. 첫 시제기는 연내 공개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성층권 비행선의 가능성에 일찌감치 눈을 뜬 나라 중 하나다. 2001년 무선통신망 구축을 목적으로 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에 착수해, 2004년 당시 세계 최대 크기인 50m 길이의 무인비행선 'VIA50'을 하늘에 띄웠다.
하지만 2006년 이 계획은 중단됐다. 지상기지국을 통한 무선통신망 구축이 완료되는 바람에 사업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당시 개발된 비행선 기술은 민간 기업에 이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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