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보복 공학한림원 토론회
▶ 일본보복 경쟁력 갖춘 한국 전기차 배터리로 확대할수도
중기 제품 적극 사용…기술력 키워 원재료 안정적 확보를

강인엽 삼성전자 사장이 9일 한국공학한림원 주최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산업미래전략포럼 전문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 사장, 강인병 LG디스플레이 부사장, 양웅철 전 현대자동차 부회장,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CEO들이 본 수출규제 해법은
“일본의 수출규제로 우리 주력산업이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상황입니다. 소재·부품·장비의 수출규제가 확대될 수 있는데 차제에 산업구조 혁신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한국공학한림원(회장 권오경)이 9일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개최한 ‘한국 산업의 구조전환: 공학한림원의 진단과 처방’ 토론회에 나온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저마다 위기감을 표했다.
이날 토론장에 나온 CEO들이 이끄는 회사 중에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플루오린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에칭가스) 수출규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이고 현대자동차와 LG화학도 수소전기차와 2차전지 등으로 수출규제 전선이 넓혀진다면 피해가 우려된다.
우선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주력산업에서 일본산 소재·부품·장비에 의존하는 현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을 대리해 나온 강인병 부사장(CTO)은 “5G(세대) 통신, 사물인터넷(IoT), 4차 산업혁명 등 초연결 시대에는 모든 기기와 장소에 디스플레이가 장착될 텐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우리나라가 시장 주도권을 갖고 있는 성장산업”이라며 “하지만 재료·부품·장비의 상당수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일본의 수출규제에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컴퓨터 등에 쓰이는 소형 OLED 패널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시장에서 90% 가까이 점유하고 있으나 소재 등은 일본에 많이 의존하는 실정이다.
대기업들이 중소·중견기업이 개발한 소재·부품·장비 사용에 나서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부회장은 “기업 역시 원가와 이익 등 경제적 관점으로만 보지 말고 핵심산업 육성 차원에서 국산 재료·부품·장비를 사용하는 것을 적극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오경 공학한림원 회장은 “우리가 5년 내 산업구조를 개편하지 못하면 10년 후를 장담할 수 없다”며 중국의 ‘메이드 인 차이나 2025(중국제조 2025)’에 빗대 ‘인더스트리 트랜스포메이션 2030(산업전환 2030)’ 구상을 밝혔다. 공학한림원은 2020~2021년 단계적으로 발표하기로 ‘산업전환 2030’ 비전과 행동계획 수립을 앞당기기로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외에 화학이나 전기차 등으로 위기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노기수 LG화학 사장은 “전기차 시장은 중국·유럽·북미를 중심으로 5년 내 전체 자동차 시장의 15%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고성장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기차용 배터리 2차전지에서 기술개발을 무기로 경쟁력 우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중국·유럽의 공격적인 투자로 경쟁력 유지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일본이 전기차 배터리 소재로 수출규제를 넓히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바인더는 일본기업이 독점하고 있고 양극재, 알루미늄 파우치, 전해액 첨가액 등도 일본 의존도가 높다고 보고 있다.
양웅철 현대자동차그룹 고문(전 부회장)은 “작금의 위기상황에 대한 깊은 사회적 공감대를 이뤄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그동안 애써서 이뤄놓은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국내 자동차 산업은 부품업계의 자립적 생태계가 확립돼 있고 미래차를 이끌 잠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합리적 노사문화 구축을 힘줘 말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분야도 일본이 수소전기차의 소재·부품이나 일반 자동차용 고부가가치 소재의 수출규제에 들어간다면 파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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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본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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