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교사로 일하는 데니스 훌(57)은 “매년 생활비를 줄이고 있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레이크우드에 있는 원베드룸 아파트의 렌트비는 3년 동안 매년 올랐다. 지난해 12월 140달러가 올라 현재 렌트비는 1,660달러. 3년 동안 410달러가 올랐으니 33%나 급증한 셈이다. 제자리 걸음인 그의 월급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훌은 “어떤 때는 굶기도 했고… 병원 가는 게 문제다. 병원 진료비를 감당할 여유가 없다”라고 말끝을 흐렸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남가주 렌트비에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허리띠를 졸라가면서 렌트비를 감당해내는 사이 그들의 삶은 점점 피폐해지고 있다.

26일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급상승하고 있는 남가주 렌트비를 감당해내느라 피폐해져가는 13명 가주민의 삶을 보도했다.

높은 렌트비를 피해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없다. 시간도 없을 뿐더러 더 싼 아파트를 찾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이러다 길바닥에 나앉아 홈리스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한단다.

테넌트 권리 보호단체에 따르면 천정부지로 치솟는 렌트비를 따라잡지 못하는 수입 구조에서 기본 생활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세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홈리스로 전락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남가주 렌트비의 현황은 어떤 상황일까?

‘코스타’, ‘레이스’, ‘리얼페이지’ ‘야디매트릭스’ 등 4곳 조사기관의 자료를 종합해 보면 지난 4~6월 남가주 아파트 렌트비는 전년 대비 3~5% 인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99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가격지수(CPI)을 보면 LA카운티와 오렌지카운티 경우 지난해 겨울부터 렌트비 상승이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카운티별로 아파트 렌트비 현황을 살펴보면 LA카운티 2분기 평균 렌트비는 월 2,113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3.8%가 인상됐다. LA 지역의 경우 평균 렌트비 인상액이 월 655달러로 45%나 급등해 카운티 중 가장 높았으며 2011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오렌지카운티의 평균 렌트비는 2,059달러, 작년 동기 대비 2.8%의 인상률을 나타냈다. 인상폭을 보면 월 546달러로 36%나 증가했다.

인랜드 지역의 평균 렌트비는 월 1,463달러, 1년 전에 비해 4.2%나 증가했다. 월 평균 456달러나 인상돼 2011년 이래 39%나 렌트비가 인상됐다.

남가주 아파트 렌트비가 급증한 데는 수요에 비해 아파트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기현상에서 기인한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2분기 남가주 전체 아파트 공실률은 LA 3.7%에서 오렌지카운티 4.1%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남가주 아파트 세입자들은 아파트 렌트비를 감당하기 위해 전남편과 아파트를 공유하거나 끼니를 거르는 등 갖은 방법을 써보지만 삶의 질은 점점 더 악화되어 홈리스로 전락을 우려하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