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소매업체 줄폐업에 중국산 관세까지 올라
▶ 작년보다 더 어려운 상황 새 판로 뚫기·구조조정 등 “위기 돌파” 고심 또 고심

잇단 대형 의류소매체인들의 폐점으로 판로가 줄어든 상황에서 중국산 추가 관세라는 이중고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자바시장이 대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사진은 자바시장의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버틸 수밖에 없다.”
한 한인 의류업체 업주의 말에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민이 짙게 묻어 나온다.
대형 의류소매 체인들의 잇단 폐업에 따른 판로 축소와 함께 중국산 관세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처한 자바시장 한인 의류업계가 위기 탈출을 위해 새 전략 짜기에 몰두하고 있다.
12일 자바시장 내 한인 의류업체들은 지난달 끝난 ‘2019 라스베가스 추계 매직쇼’에서 수주한 주문 물량을 발송하기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매직쇼 주문 물량 발송 작업은 대략 10월까지 계속되지만 ‘매직쇼 효과’에 미소를 짓지 못한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자바시장의 경기가 지난해에 비해 더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대형 의류소매업체들이 하나 둘 폐업을 선언하며 사라진데다가 최근에는 한인 대형 의류소매체인 ‘아가시’에 이어 ‘포에버21’도 경영상 어려움을 겪으며 파산 신청을 고려한다는 소식을 접한 한인 의류업계는 판매망 축소라는 암초를 만났다.
여기에 중국산 의류제품에 15% 추가 관세까지 부과되면서 업계의 부담은 커졌다. 중국은 특히 대량 물량을 소화하는 생산기지로서 추가 관세 조치 이전에 주문할 물량들이라 취소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말 샤핑 시즌을 앞두고 한인 의류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한 대안 마련에 나설 수밖에 없다.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업체들이 있다. 각종 의류쇼에 참가하면서 기존 고객과 접점을 늘리면서 신규 고객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한 여성복 전문 업체 업주는 “있는 재고 12월까지 다 팔고 10월부터는 내년 봄장사 준비해야 한다”며 “쇼에 나가기도 하고 자바시장 내 쇼룸도 유지하면서 신규 고객을 창출하는 방법을 구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타인종 고객 확보에 힘을 쏟는 업주들도 있다. 한인 소매상들의 경우 싼 가격만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주문량이 10~20만장 정도로 대량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지만 가격이 낮다 보니 기존 고객과 가격 조건과 형평성을 맞추지 못해 오히려 기존 고객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일종의 ‘독’인 셈이다.
이에 비해 타인종 마켓의 경우 가격보다는 제품의 디자인과 질에 관심이 더 커 한번 거래를 하면 단골이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디자인으로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유행에 덜 민감한 소재나 디자인으로 꾸준하게 판매량을 지속시키겠다는 의도다.
9년차에 접어든 한인 업주는 “연말 시즌을 맞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트렌디하지 않은 컨셉으로 접근할 계획”이라며 “운동복류와 같은 제품들은 시류나 유행을 많이 타지 않는 것으로 불황타개의 적합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업체의 규모를 줄이는 구조조정 대안을 모색하는 업주도 있다. 주로 직원 수나 매출 규모가 비교적 큰 업체들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싼 단가에 대량 판매 위주에서 매출 수량은 줄이더라도 이윤을 극대화하거나 흩어져 있던 매장을 한 곳으로 모아 관리 비용과 인원을 줄이는 업체들도 나타나고 있다.
한인의류협회 영 김 회장은 “자바 경기가 안 좋은 것이 사실이고 낙심하고 걱정하는 회원사들이 많은 게 현실”이라며 “상황에 따라서 그에 상응하는 전략 수립과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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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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