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창당된 인도국민당(BJP)은 1984년 총선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하원 543석 가운데 2석만 겨우 얻어낸 군소정당에 불과했다.
하지만 7년 뒤인 1991년 총선에서 119석을 얻어 제2정당으로 도약했고 1996년에는 161석을 얻어 제1정당이 됐다.
인도국민당이 1885년 조직된 정당인 인도국민회의(INC)에 맞서 단시간에 인도 유력 정당으로 부상한 데는 힌두 민족주의의 영향이 크다.
극단적 힌두 근본주의인 ‘힌두트바(Hindutva)’를 표방한 인도국민당은 13억명 인구의 80%인 힌두교 신자와 여러 힌두교 종교단체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른 속도로 정치 세력화하는 데 성공했다.
힌두 민족주의는 19세기 중반 영국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문화·사회 개혁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16세기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이어진 이슬람 무굴제국의 힌두 탄압정책에 대한 반발에까지 원류가 닿아 있다.
인도 정가에서 위세를 떨치던 힌두 근본주의가 위기를 맞은 것은 1990년대 후반이다.
당시 집권당인 인도국민당은 강력한 힌두 민족주의를 내세우며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과 마찰을 빚었고 1998년에는 다섯 차례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았다.
결과는 2004년 선거 패배였다. 2억명에 가까운 인도 이슬람 인구에 대한 노골적 적대감이 부메랑이 돼 인도국민당을 강타한 것이다. 절치부심하던 인도국민당은 10년 뒤인 2014년 총선에서 권토중래한다.
나렌드라 모디를 내세운 인도국민당은 경제문제를 해결 못 한 인도국민회의의 무능을 지적하면서 인도 국민 속에 깊게 스며든 힌두 민족주의를 재소환해 재기에 성공한다.
모디 정부의 2인자로 꼽히는 아미트 샤 인도 내무부 장관이 최근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시민명부(NRC) 등록제도를 확대해 이슬람권 출신의 불법 이민자를 모두 색출해 쫓아내겠다는 것이다. 모디 정부는 소를 신성시하는 힌두 전통에 따라 소를 죽이면 종신형에까지 처하는 법의 시행을 강화할 정도로 엄격한 힌두 민족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이슬람 이민자를 쫓아내는 이런 힌두 민족주의 강화가 인도국민당을 또다시 위기로 몰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위대한 스승 마하트마 간디의 화합정신이 힌두 민족주의 기승에 밀려 빛이 바래는 것은 아닐지 전 세계인이 우려하며 인도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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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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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영국의 식민지배를 200년 동안 받았지만 독립후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영연방의 일원이며 영국에도 뿌리를 내려 사회요직에도 많이 진출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