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칠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가는 페인트다. 1,350도의 높은 온도로 구워 낸 고려청자나 이조백자의 비색은 천 년이 간다. 하지만 옻칠의 수명은 이천년 이상이다. 옻칠의 원료가 되는 옻 수액은 심은 지 7년이 지난 초여름에 옻나무에 깊은 상처를 내어 채취한다. 채취자가 옻나무의 뿌리에서 약 30센티미터 위쪽부분에 날카로운 칼로 굵어 깊은 상처를 내면, 옻나무는 하얀 수액을 만들어 아픈 상처를 겹겹이 감싼다. 이때 나무 표피 밖으로 흘러나온 수액을 받아낸 것이 바로 옻 수액이다.”
- 전용복의 ‘옻칠로 세계를 감동시킨 예술가’ 중에서
- 뿌리 가까운 곳에 깊은 상처를 입은 옻나무의 고통은 극기하기 어렵다. 옻나무는 상처를 치유하기 위하여 전신을 몸부림치며 옻 수액을 분출한다. 상처 입은 조개가 아픔을 감싸기 위해 "네이커(nacre)"라는 물질을 분비해 진주를 만드는 것과 같다.
역설적이지만 고귀한 축복은 아픈 상처를 통해서 임한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약삭빠르게 살았던 야곱은 한때 실패하고 깊은 좌절의 늪에 빠졌었다. 생존의 위기의식을 느낀 야곱은 얍복강 기슭에 엎드려 하나님과 독대했다.
야곱을 찾아온 하나님은 미리 작정하신 듯 야곱의 환도를 쳤다. 견딜 수 없는 아픔으로 야곱은 다리를 절었다. 상처의 아픔이 솟아날 때 마다 그 아픔을 감싸기 위해 야곱은 수액을 만들었다. 야곱의 수액은 기도였다. 상처를 감싸는 야곱의 기도는 간절했다. 밤을 새는 기도는 얍복강 기슭을 메아리 쳤다.
아침이 오자 상처와 기도가 있는 그 자리에 보석 같이 빛나는 새 도약이 다가왔다. 야곱은 찬란하게 도약했고 12지파의 조상 ‘이스라엘’이 되었다.
빅톨 플랑클은 말했다. “폭풍 앞에서 작은 불은 꺼지지만 큰 불은 더욱 거세게 타오른다. 역경과 시련 앞에서 약한 신앙은 약해지지만 강한 신앙은 더욱 굳세어 진다. 외부의 어떤 자극과 우리의 반응 사이에는 빈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서 숭고한 반응을 선택할 자유와 책임이 우리 자신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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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 목사·AG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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