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어민교사 2년 봉사 해리스 스콰이어스 하늘로
▶ 친구 등 추모 장학금 만들어 ESL 학생 돕기로
감사의 계절을 알리는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한국’과 ‘코리안’을 많이 사랑했던 한 미국인 청년 교사가 세상과 작별하며 남긴 사랑이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서 나고 자라 페어팩스 카운티의 한 공립 고교에서 한인 등 이민자 자녀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ESL 교사로 근무하다 올해 봄 림프암이 발병해 지난 12일 하늘나라로 떠난 해리스 스콰이어스(사진). 그의 이름을 딴 추모 장학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33세의 젊은 나이에 그를 떠나보내며 그의 부모와 가족, 그리고 절친했던 한인 친구들은 장례 조문 꽃과 선물 대신에 기금을 모아 페어팩스 카운티 ESL 학생들의 학업을 돕기 의한 장학기금으로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해리스가 ESL 영어교사의 길을 걷게 된 것은 한인 친구 때문이었다고 한다. 버지니아텍 졸업 후 2008년 국무부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한국에 나가 있던 중·고교·대학 동창인 절친 필립 정씨를 만나러 한국에 다녀 온 이후 한국에 반한 것이다.
그후 해리스는 한국에서 영어 교사의 길을 걸었다. 2009년부터 2년간 대한민국 교육부가 주관하는 원어민 영어교사 프로그램 장학생으로 선발돼 대전광역시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한 것이다. 해리스는 교육부가 선정한 ‘최우수 원어민 교사‘에 선정될 정도로 열정을 바쳐 헌신했고, 당초 1년이 계약기간이었지만 한국의 매력에 푹 빠져 1년을 더 연장해 근무했다고 한다.
한국에 다녀온 후 그는 한국어와 K-팝에 큰 관심을 가졌고, 삼겹살과 김밥, 갈비 등 한식도 즐겨 찾아 ‘전생에 한국인 아니었나’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미국에 돌아와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 주립대에서 ESL 전문교사 석사과정을 마치고 페어팩스 공립학교 교사로 근무하는 동안 특히 한인 학생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각별했다.
절친 필립 정씨의 아버지 정승철씨는 “해리스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평소 해리스로부터 ‘코리안 맘’으로 불리던 아내 등 온 가족이 슬퍼했다. 병이 다 나으면 감자탕에 소주 한 잔 하자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변호사인 필립 정씨는 “그의 마지막 길을 지켜봤던 친구들이 매년 해리스 생일에 만나 추모 장학금을 만들어 친구의 유지를 이어가기로 다짐했다”고 밝혔다.
한편 ‘슬픔을 큰 사랑으로 승화’시키기로 결정한 가족들은 추수감사절 주간인 30일(토) 오전 11시 페어팩스 시티에 위치한 페어팩스 장로교회에서 추모행사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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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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