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 美관리 인용해 보도…테러활동 추적단체 “용의자 ‘미국은 악의 나라’ 성명”
플로리다의 펜서콜라 해군 항공기지에서 총격 사건을 저지른 사우디아라비아 공군 출신 훈련생이 범행 전날 밤 총기 난사 동영상을 시청했다고 AP 통신이 7일 보도했다.
AP는 미 관리를 인용해 사우디 출신 모하메드 사이드 알샴라니 소위가 범행 전날 저녁 파티를 열고 다른 훈련생 3명과 함께 총기 난사 동영상을 봤다고 전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이들이 본 동영상이 어떤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동영상을 같이 본 일행 중 한 명은 알샴라니 소위가 총격 범행을 저지르는 동안 건물 밖에서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한 인물이다.
또 다른 일행 2명은 차에서 총격 범행을 지켜봤다.
뉴욕타임스(NYT)는 또 총격 용의자와 다른 3명의 사우디 훈련생이 최근 뉴욕시를 찾아 몇몇 박물관과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이 열리고 있던 록펠러센터를 방문했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수사관들은 이 여행이 추수감사절을 맞아 간 단순한 여행이었는지, 아니면 이들에게 다른 동기가 있었는지, 또는 누군가를 만났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미 당국은 이번 사건이 테러와 연계돼 있는지 조사 중이다. 또 미 연방수사국(FBI)은 용의자의 소셜미디어 포스트를 검토하는 한편 용의자가 단독으로 범행했는지, 아니면 다른 단체와 연루됐는지를 조사 중이다.
그러나 NYT는 고위 관리를 인용해 알샴라니 소위가 국제 테러단체와 뚜렷한 연계점은 없었다고 전했다.
사우디 공군 장교 출신인 알샴라니 소위는 2017년 미국에 와 텍사스 샌안토니오의 랙랜드 공군기지에서 영어 수업과 항공 훈련을 받아왔다. 방학에는 고향인 사우디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2월 그가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 친구와 동료들은 그가 좀 더 종교적이 됐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NYT는 수사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이후 펜서콜라의 훈련시설에 가고 싶다고 신청해 이곳으로 옮겨왔다.
미 당국은 총격 현장 근처에 있던 6명의 사우디 국적자를 억류해 심문 중이다. 이 중 3명은 총격 사건을 촬영하던 사람들이라고 다른 수사 당국자는 NYT에 말했다.
이들은 당시 우연히 사건 현장에 있었고 이를 동영상으로 담고 싶어 촬영했을 뿐이라고 수사관들에게 말했다. 이들과 총격 용의자가 서로 아는 사이였다는 징후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이에 앞서 백인우월주의와 지하드(이슬람 성전주의) 조직의 온라인 활동을 감시하는 미국 시민단체 사이트(SITE)는 총격 용의자가 범행 몇 시간 전 트위터에 짤막한 성명서를 올려 미국을 '사악한 나라'로 칭하며 비난했다고 밝혔다.
알샴라니는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악에 반대한다. 전체로서의 미국은 '악의 나라'(a nation of evil)로 변모했다"며 "단지 미국인이라서 당신에게 맞서는 것이 아니며, 당신이 누리는 자유 때문에 당신을 미워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나는 당신이 날마다 무슬림뿐 아니라 인류에 대한 범죄를 지지하고, 후원하며 직접 저지르고 있기 때문에 당신을 증오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샴라니의 트위터에는 또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비판하거나 사망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인용한 발언 등도 포함돼 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9·11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빈 라덴은 2011년 미국 해군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됐다.
한편 전날 총격 사건의 희생자 중 한 명은 최근 미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조슈아 캘럽 왓슨(23)이라고 가족들이 밝혔다.
왓슨은 총격범에 여러 발의 총을 맞은 상태에서 건물 밖으로 빠져나와 응급요원들에게 총격범의 위치를 신고했다. 그는 2주 전 비행 훈련을 위해 펜서콜라에 배치됐다.
형 애덤 왓슨은 페이스북에 "조슈아는 오늘 자신의 목숨을 바쳐 무수히 많은 생명을 구했다"며 "그는 영웅으로 죽었고 우리는 더 없이 자랑스럽지만, 우리 마음에는 채워질 수 없는 구멍이 남았다"고 썼다.
릭 스콧 상원의원(공화·플로리다)은 성명을 내고 이번 총격 사건을 "테러 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 용의자가 급진적 이슬람의 영향을 받았든, 단지 정신적으로 불안정했든" 이는 테러 행위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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