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 선거 국민의힘 압승·민주당 참패 이유는
LH사태 성난 민심에 기름… 김상조 등 ‘내로남불’ 결정타
▶ 공정성 회의감에 정권 신뢰도 급락… 검찰개혁 피로감도, 작년 총선 후 입법독주… 전략부재에 ‘네거티브’에만 올인
한국시간 7일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재·보궐선거 성적표를 받아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표정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민주당 지도부는 침통했고, 압승한 국민의힘은 환호했다. 지난해 4·15 총선에서 ‘180석 확보’로 압승했던 민주당과 103석에 그쳐 참패했던 국민의힘 표정이 불과 1년 만에 뒤바뀐 것이다.
그럼 왜 이같은 민심 이반이 나타났을까.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21대 총선 이후 1년간 ‘벌점’을 차곡차곡 쌓았다. 4·7 재보궐선거 참패는 누적된 벌점이 민심이 수용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 선 결과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압승한 뒤 곧바로 ‘입법 독주’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과 협상없이 국회를 단독 개원한 게 시작이었다. 국회 상임위원장직 18개도 독식했다. ‘180석의 수퍼 여당을 만들어 준 민심의 명령’이라며 민주당은 질주했다.
검찰개혁은 선명한 빛과 그림자를 남겼다. ▲2019년 조국 사태 ▲2020년 추미애·윤석열 갈등 ▲2021년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 추진 등 진통을 거쳐 검찰개혁 숙원을 이뤘지만, 시끄러운 과정을 지켜 본 민심은 지치고 말았다. 검찰개혁 이슈가 불거질 때 마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하락했다.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는 ‘부동산’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4년간 25차례에 걸쳐 부동산 정책을 쏟아냈지만, 집값·전셋값은 계속 치솟았다. “부동산만큼은 자신 있다”던 약속은 어느새 퇴색했다. 1주택자도, 무주택자도 정부에 화를 냈다. 집 살 기회를 사실상 박탈당한 2030세대의 분노가 특히 거셌다. “정부 믿다 벼락 거지가 됐다”는 자조가 흘렀다.
지난달 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땅 투기 의혹은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정부가 대대적 조사를 벌이고 대책 마련을 시작했지만, ‘부동산 정책에 실패한 데다 도덕성까지 없는 정부’라는 인식이 확산했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터진 ‘김상조·박주민 전월세 내로남불’은 더 깊은 상처를 남겼다.
이번 선거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실시됐다. 두 사람은 권력형 성추행으로 불명예 퇴진했다. 민주당은 선거에 후보를 낼 수 없었다. ‘우리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잘못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엔 공천하지 않는다’는 당헌을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만들었지만, 민주당은 ‘신의’ 대신 ‘시장직 두 자리’를 택했다.
문재인 정부를 뜨겁게 지지했던 2030세대, 특히 여성 유권자들이 떠나가기 시작했다. 박 전 시장에 대한 민주당의 추모 열기는 이탈을 더욱 부추겼다. 선거 기간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난데없이 “박원순 재평가·복권”을 주장해 ‘쐐기’를 박았다.
전략 부재는 ‘네거티브 올인’으로 귀결됐다. 민주당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당선자의 내곡동 땅 셀프 특혜 의혹을 집요하게 제기했으나, 결정적 물증을 내놓지 못했다. 남은 건 ‘생태탕’뿐이었다. 집권여당의 힘을 바탕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정책’도,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라는 걸출한 ‘인물’도 선거 내내 제대로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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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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