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인 42%, 아시아계 유명인 이름 모르고
▶ 백인 1/3, 아시안 증오범죄 있다는 사실 몰라

지난 3월 22일 버지니아 애난데일에 위치한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애틀랜타 총격사건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미국인의 42%는 아시안 유명인사 가운데 단 한명의 이름도 말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안 연대를 위한 비영리단체(LAAUNCH)가 지난 10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2%는 이름을 알고 있는 아시아계 유명인사가 전혀 없다고 답했으며 그나마 알고 있는 이름은 홍콩 영화배우 재키 찬(성룡, 11%)과 거의 반세기전에 사망한 브루스 리(이소룡, 9%)뿐이었다.
이는 인도계 여성 부통령이 탄생했고 4명이나 되는 한국계 연방하원의원이 탄생했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는 것이며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BTS’가 빌보드 1위를 차지하고, 봉준호 감독과 윤여정 배우가 오스카를 받아도 그저 한인들에게만 감동적인 순간이었을 뿐 절반에 달하는 미국인들은 그들이 아시안인지 누군지 상관없고 굳이 기억할 필요도 없는 일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아시안 증오범죄가 불거지기 전까지 아시안들은 미국사회에서 보이지 않는(invisible) 존재로 취급됐다. 때문에 매일 수십건의 아시안 증오범죄가 발생해도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으며 나름의 목소리를 높이는 흑인인권 운동과 비교될 뿐이었다.
심지어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3월 애틀랜타 총격사건 직후 실시됐음에도 불구하고 백인 응답자의 3분의 1, 공화당 지지자의 절반이 아시안 증오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고 답했으며 민주당 지지자의 22%도 모른다고 답했다.
지난 3월에만 3,795건의 아시안 증오범죄가 6,603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퓨 리서치 센터의 4월 보고서에 따르면 이로 인한 심리적인 충격은 물론 아시안 3명 가운데 1명은 혹시 모를 두려움과 공포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먼 첸 LAAUNCH 공동설립자는 “우리는 아시안 증오범죄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한다”며 “그 원인은 트럼프도 아니고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이라고도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백인 응답자의 25%가 아시안 인종차별은 해결할 필요가 없는 문제라고 답했으나 아시안의 80%가 인종차별 문제에 직면하고 있으며 타인종과 비교하더라도 흑인(90%), 라티노(73%)와 별 차이가 없다.
또한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아시안에 대한 정보를 친구나 직장 동료가 아닌 TV나 영화 등 미디어를 통해 얻는다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5명 가운데 1명은 “아시안은 미국보다 자신의 출신국가에 더 충성한다”고 답해 아시안에 대한 고정관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매사추세츠 대학 아시안 연구소 폴 와타나베 디렉터는 “2세기가 넘는 이민 역사에도 불구하고 아시안 아메리칸은 ‘영원한 외국인’(perpetual foreigner)으로 인식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극복하기 위해 LAAUNCH는 “먼저 의회를 상대로 아시안 이슈에 대한 지속적인 정책 지원과 더불어 다른 유색인종 단체들과의 연대, 그리고 공립학교 교육과정에 아시안 이민자의 역사를 소개하는 것을 포함시켜야 한다”며 “우리는 미국의 한 부분을 구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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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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