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학원 이사회 분규 ‘학생 인질 교육권 침해’
▶ 교육현장까지 갈라져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회 분규와 관련해 산하 한글학교들이 신임 이사진 퇴진 등을 요구하며 학교 운영 중단을 예고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본보 3·4일자 보도) 남가주 한국학원 산하 한글학교들에서 근무하는 일선 교사들 중 일부가 이번 조치에 대해 교장단의 일방적인 처사라며 따를 수 없다고 반발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학원 산하 한글학교 일부 교사들은 이번주 ‘교직원’ 명의로 발표된 성명이 단지 한글학교 11명 교장단의 의견일 뿐 100명이 넘는 전체 교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교장단이 발표한 성명에는 ▲새로운 3명 이사 퇴진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회 독립 운영 보장 ▲박형만 전 이사장 퇴진 ▲이사회 정관 개정 등 4가지 요구조건이 게시됐고, 해당 요구가 관철 될 때까지 모든 학교 업무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한국학원 산하 한글학교 중 한 곳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한 교사는 5일 본보와의 통화를 통해 “신문 광고로 성명이 발표된 4일 저녁 8시에 교장단으로부터 줌 영상통화로 ‘수업중단’을 통보받았다”며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통보에 다수의 교사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교사는 “성명에 ‘남가주 한국학원 교직원’이라고 쓰여 있는데, 교사들의 의견은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교장단’이라고 표기했어야 마땅하다”며 “교장들의 ’수업 중단’이라는 결정은 학생들을 인질로 삼아 본인들의 이익을 관철하겠다는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남가주 한국학원 산하 한글학교의 또 다른 교사도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교장단이 교사들의 교육권을 침해했다”며 “개학을 앞두고 방학 중에도 교재 준비로 바쁘게 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수업을 하지 말라는 교장들의 통보에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교사들이 강하게 반발했지만 교장들은 ‘동조하지 않을 경우 사직서를 내면 되지 않느냐’는 식으로 교사들의 의견을 무시했다”며 “이사회를 둘러싼 분란을 왜 교사들과 학생들이 감당해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일부 교사들의 반발에 대해 한국학원 측은 다수의 교사들이 뜻을 같이 했다는 입장이다. 신미경 교육감은 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100명이 넘는 교사들이 다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일부 반대의견은 있지만 대부분의 교사들이 성명에 동의했다”며 “예를 들어 페닌슐라, 세리토스 한글학교 교사들은 전원 동의를 했다”고 주장했다.
신 교육감은 이어 “향후 한글학교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성명서를 낸 것이므로 파업, 분란 등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교장단은 성명을 발표한 이후 이사회와 LA 총영사관 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에서 당초 가을학기 개학을 앞두고 7일 열릴 예정이었던 한국학원 한글학교 교사 연수는 일단 취소된 상태다.
뿐만 아니라 교장단의 파업 불사 통보로 8월21일과 28일부터 시작되는 남가주 한국학원 산하 11개 한글학교 가을학기 수업이 전면 취소될 가능성도 있는데, 이미 등록을 마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는 아직 이같은 상황이 전혀 설명히 되지 않아 학부모들 반발도 예상된다.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회는 교장단이 발표한 성명에 별다른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LA 총영사관의 최하영 교육영사는 오는 17일 임시이사회에서 자세한 논의를 하겠다고 전했다. 따라서 한국학원 산하 한글학교 가을학기 수업 취소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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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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