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영사관 올들어 38회, 비공식 초청도 많아
▶ 예산낭비·선물 의혹도
박경재 LA 총영사 부부가 청탁금지법 위반 및 갑질 의혹으로 외교부의 감찰을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박 총영사 부임 이후 총영사 관저에서 열린 만찬이나 모임 등 행사들이 전임 총영사들과 비교해 두드러지게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LA 총영사관 공식 웹사이트에 공개된 내용과 LA 총영사관의 보도자료들에 나타난 총영사 관저 행사 기록들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 박경재 총영사는 올해 들어서만 지난 10월1일까지 총 38번의 공식 관저 행사를 가진 것으로 집계됐다. 거의 1주일에 한 번 꼴로 관저 행사가 열린 것이다. 이중 오찬 또는 만찬이 이뤄진 행사는 최소 27번으로 나타났다.
직전 총영사가 있던 지난 2019년에는 공식 관저 행사가 한 해 총 25건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 올해가 3분기밖에 지나지 않았음을 고려할 때 관저에 손님을 초청하는 행사가 2배 정도 많아진 셈이다.
그러나 이는 웹사이트나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적으로 알려진 행사들이며, 알려지지 않았거나 비공개였던 행사들까지 합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박 총영사는 관저 행사에서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의혹으로 한국 외교부의 감찰을 받았었는데, 당시 제보자들과 제보 문건에 따르면 작년 7월1일부터 올해 6월 31일까지만 100회 이상의 관저 오찬 또는 만찬 행사가 이뤄졌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당시 한 제보자는 “관저 행사는 역대급으로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비공식 행사도 많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관저 행사 중에는 꼭 필요한 외교 관련 활동 등이 포함돼 있지만, 이처럼 비공식 만찬 행사 등이 이전보다 눈에 띄게 잦아진 상황에 한인사회에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 총영사가 한인사회를 상대로 만찬 정치를 한다는 등의 지적에 예산 낭비라는 쓴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일단 팬데믹 기간 동안 마스크를 벗고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를 자주 마련해 왔다는 것 자체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비교적 작은 규모는 오찬 또는 만찬이 실내에서 이뤄지기도 한다. 한 한인 참석자는 “물론 좋은 취지의 자리였지만 백신 접종 이나 감염 여부 검사 확인, 발열체크, 사회적 거리두기 등도 없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벗고 가까운 자리에서 함께 식사하는 것은 아직 우려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예산 낭비 문제도 있다. 관저 행사가 잦아지면 예산도 증가할 수 밖에 없다. 관건은 불필요하게 개최되는 관저 행사가 없는지, 필요한 관저 행사의 기준이 정확히 있고 지켜지고 있는지 등이다.
투명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공개되지 않은 관저 행사에는 다양한 재계, 정계 인사들이 방문한다. 이러한 가운데 앞서 박 총영사 감찰이 이뤄질 당시 한 제보자는 “관저 행사 중 손님이 선물을 들고 오면 거절한 적이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 2월 한 엔터테인먼트 고위 관계자가 고급 와인을, 6월 에는 병원그룹 고위 관계자가 고가 와인을 2병 선물하는 등 타인종 손님 뿐 아니라 한인사회 이해 관계자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직원에게 관저 웨이터로 시중을 들게 하는 업무 외 활동 강요가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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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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