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적’이라던 연준 고민 깊어져…쇼핑대목 맞아 더 오를듯
미국의 인플레이션 공포가 더 커지면서 워싱턴에 비상이 걸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이례적으로 직접 대응에 나섰으나, 금융시장의 불안은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10일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6.2%, 전월보다 0.9% 각각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지난 1990년 12월 이후 거의 31년 만의 최대폭 급등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 동월보다 4.6%, 전월보다 0.6%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근원 CPI는 1991년 8월 이후 30년 사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날 발표는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바이든 행정부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호언장담과 또다시 어긋났다는 점에서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연준은 지난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시작을 선언하면서도 최근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들에 의해 초래됐다는 견해를 굽히지 않았다.
특히 10월 CPI 상승률은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를 3배 이상 넘어 "아직 금리를 올릴 때가 아니다"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큰 고민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주로 참고하는 물가지표는 CPI가 아닌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지만, 이 역시 최신 통계인 9월 기준으로 4.4% 올랐다.
인프라예산법안 의회 가결이라는 성과를 거둔 바이든 대통령 또한 물가가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지 모른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경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CPI 발표 직후 성명을 내 물가상승 추세를 뒤집는 것이 자신의 "최우선 사안"이라며 즉각 진화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에너지 가격을 물가 급등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와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에 관련 대책과 조치를 주문했으나, 얼마나 효력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물가 급등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저축을 크게 늘린 미국인들의 상품 수요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원자재, 물류, 인력 등 전방위적인 공급망 차질이 맞물린 결과여서 꼬인 실타래를 풀기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게다가 11월 추수감사절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말 쇼핑시즌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물가 압박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0월 CPI가 '물가 상승 속도가 점차 느려질 것'이라는 워싱턴의 희망을 깨뜨렸다고 진단하면서 거의 모든 부문에 걸쳐 가격이 올랐다는 데 주목했다.
휘발유가 전년 동월보다 49.6%, 연료유가 같은 기간 59% 각각 폭등해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을 주도한 가운데 중고차(26.4%)와 식음료(5.3%)도 큰 폭으로 가격이 뛴 것으로 집계됐다. 신차(9.8%)와 주거비(3.5%) 상승폭도 심상치 않았다.
앞으로도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예상이 실제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지난 8일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공개한 최신 설문조사에서 1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은 5.7%로 지난 2013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후 가장 높은 수치를 찍었다.
시장은 인플레이션 심화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63.84%(1.66%) 떨어진 15,622.71에 거래를 마쳤다.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결과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각각 0.66%, 0.82% 떨어져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
높은 물가상승률 때문에 연준이 조기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0.409%에서 0.503%로, 10년물 국채 금리는 1.431%에서 1.553%로 각각 올랐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여겨지는 국제 금값도 이날 CPI 발표에 온스당 1%(17.50달러) 오른 1,848.30달러로 6월 이후 최고가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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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인플레이공포? 금리가 마구 인상..결국 집값 부동산 폭락 달러 하락 금값 고공행진..실업자 백수 왕창..뻔한것..크하하하하하 마하수리
ㅈ까는 소리 그만하고 치매 노인아 빨리 내려와 느가 내려와야 국민이 편해 정말 짜증만 난다
장바구니 물가가 천정부지로 뛰고 있으니 바이든의 앞길이 험난하기만 하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경제를 놓치면 모든것을 다 놓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