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에서 한인 여성 정치인 최초로 연방하원에 입성한 영 김, 미셸 박 스틸 등 한인 의원들이 내년 재선을 앞두고 200만 달러 이상의 후원금을 모아 타후보들을 압도하고 있어 재선 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10년 만에 한 번 이뤄지는 선거구 재조정에 따라 지역구 구도가 지난 선거 때와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어 두 의원 캠프가 그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가 공개한 올해 9월30일까지 선거기금 모금 현황에 따르면 영 김 연방 하원의원(39지구·공화)은 현재까지 총 258만665달러의 후원금을 모아 상대 후보인 제이 첸(민주)의 가뿐하게 따돌리고 있다. 첸 후보는 김 후보 후원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10만590달러 후원금을 모았다.

미셸 박 스틸 연방 하원의원(48지구·공화) 또한 총 210만4,037달러를 모아 109만6,628달러를 마련한 할리 루다(민주) 후보 보다 거의 두 배 많은 후원금을 모금한 상태다.

연방 하원의원은 임기가 2년이라 벌써부터 다수의 경쟁자들이 후보 등록을 하며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차기 선거가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까지 선거자금 모금액은 순조로운 의정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인 의원들이 압도적으로 경쟁자들을 앞서는 상황이다.

하지만 두 의원의 재선 가도에 청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내년 1월1일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선거구 재조정 지도에 따른 변수가 재선 과정에서 또다른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오는 12월 말 최종 승인되는 캘리포니아 선거구 재조정 결과에 따라 지역구 형태가 달라져 선거 판도가 뒤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시민 선거구 조정위원회’가 지난 10일 발표한 선거구 초안에서는 48지구에서 ‘리틀 사이공’ 지역이 포함되지 않아 향후 스틸 의원에게 불리해질 수도 있게 됐다.

미셸 박 스틸 의원 사무실의 허상길 보좌관은 17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리틀 사이공 지역은 베트남계 주민들이 다수 거주하는 공화당 색채가 강한 지역으로, 48지구에 해당 지역의 포함 여부에 따라 48지구 내 베트남계 3만5,000명의 유권자 표가 달렸다”며 “선거구 재조정안 최종 지도가 나올 때까지는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전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영 김 의원이 관할하는 39지구도 선거구 재조정 과정에서 큰 변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39지구는 현재 오렌지카운티 북동쪽, LA 카운티 남동쪽, 샌버나디노 카운티의 치노힐스 지역 등 3개 카운티 지역을 걸쳐 포함하고 있는데, 개정안 초안 지도에서는 요바린다에서 남서쪽으로 뻗어 리틀 사이공을 포함해 해안까지 도달해 오렌지 카운티 전반을 포함하게 된다.

영 김 의원의 리넷 최 보좌관은 “선거구 재조정 지도를 지켜보고 있지만, 최종 지도가 나올 때까지는 어떤 영향이 미칠지 아직 정확히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