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통합위’에 김종인 “이름 내건다고 되나” 이준석 “통합무새”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8일 오전 SBS D 포럼 ‘5천만의 소리, 지휘자를 찾습니다’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 SBS 프리즘타워로 들어가고 있다. 2021.11.18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큰 틀의 선거대책위원회 구상을 마치고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의 합류를 놓고 윤 후보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이준석 대표 간의 견해차가 표출되며 막판 진통을 겪는듯한 모습이다.
다음 주 중반 1차 선대위 인선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김한길 전 대표, 김병준 전 위원장을 둘러싼 이견 조율이 선대위 출범의 '마지막 퍼즐'이 될 전망이다.
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18일(한국시간 기준) 통화에서 "김한길 전 대표의 국민통합위 준비 작업 때문에 선대위 발족 시기가 내주 중반쯤 되는 것"이라며 "선대위 인선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경륜과 시국을 읽는 눈을 갖춘 김종인 전 위원장, 중도 외연 확장성이 있는 김한길 전 대표, 합리적 정치 행보를 보여온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의 삼각 공조가 선대위 진용에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바로 아래 직책인 상임선대위원장에 김병준 전 위원장을 배치하는 한편, 선대위에서 독립된 조직인 국민통합위원회에 김한길 전 대표를 영입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구상에 대해 김종인 전 위원장과 이준석 대표는 회의적인 뉘앙스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전날 국민통합위에 대해 "이름만 내건다고 국민통합이 되는 건가"라고 말했고, 이 대표 역시 "통합무새"(통합만 외치는 앵무새)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김한길 전 대표 합류에 대해 "김종인 전 위원장 의지가 어떠냐(는 문제)도 있는데, 어쨌든 후보께서는 추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한길 합류를 회의적으로 본 것 아니었나'라는 질문엔 "이제 호남 지지율로 봐야 한다"며 "앞으로 계속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윤 후보 측 권성동 사무총장은 김한길 전 대표의 합류에 대해 "사실상 수락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김한길 전 대표 측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김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전 대표는 여전히 고민 중"이라며 "되도록 빨리 결정하려고는 한다"고 말했다.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판단도 엇갈린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전날 윤 후보와의 회동에서 김병준 전 위원장을 강하게 '비토'했다는 이야기도 흘러 나온다.
실제로 이 대표는 라디오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이 선대위 조직도상 자신의 바로 밑에 김병준 전 위원장이 있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 건가'라는 질문에 "그런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친다"고 말했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향후 선대위 운영에서의 주도권 싸움이 시작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경우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을 맡더라도 바로 밑에 김병준 위원장이 있거나 선대위와 비슷한 위상을 가진 국민통합위가 별도로 존재한다면 '전권'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어제 윤 후보를 만났는데도 기자들에게는 '안 만났다'고 말한 것은 클레임을 세게 건 것"이라며 "선대위 지휘권 밖의 또 다른 세력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의 경우 김한길 전 대표나 김병준 전 위원장과의 개인적인 관계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도 작용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야권 통합에 대한 생각에 대한 이견이 미리부터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
김한길 전 대표는 과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손을 잡고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고 이후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에 함께 합류한 바 있다. 야권 통합에 대한 생각도 뚜렷한 편이다.

사무실 나서는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통합'보다는 '자강'과 '보수 혁신'에 방점을 찍고 있는 김종인 전 위원장 및 이준석 대표와는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절충안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선대위 구조와 인선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통합위 명칭이 과거 박근혜 대선 후보 시절의 국민통합위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화합혁신위' 같은 식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총괄선대본부장 대신 종합상황실장 격의 자리를 두는 방안도 전날 윤 후보와 김종인 전 위원장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재야 운동권 대부'로 불리는 장기표 김해을 당협위원장을 비롯해 일부 경선 후보들은 선대위 구성과 관련한 입장 발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 위원장 측 관계자는 "내부 힘겨루기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서는 안 되기 때문에 후보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입장을 경선 후보들 간에 모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장 위원장의 여의도 사무실을 직접 찾아 '원팀' 협력을 논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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