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리커업주 ‘아찔’ 경험… 911 신고로 모면
▶ 현금·귀중품 노린 범죄 급증,“100여 건 수사”
연말 할러데이 시즌을 앞두고 강력범죄 증가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금과 귀중품 등을 노리는 미행강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한인 업주와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특히 한인 등 아시아계는 현금을 많이 소지한다는 인식으로 인해 실제로 한인들이 미행 강도의 피해를 보는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다.
LA 한인타운에서 10여 년간 리커스토어를 운영해온 한인 업주 최모씨는 지난 17일 뉴스에서만 듣던 미행강도의 피해자가 될 뻔한 아찔한 경험을 했다.
이날 오후 6시 업소 문을 닫고 잠시 샤핑몰에 들러 물건을 사서 집으로 향하던 최씨는 다우니의 집으로 가기 위해 웨스턴 길에서 10번 이스트 프리웨이를 탄 뒤부터 왠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였다. 프리웨이에 진입해 왼쪽 차선에 뒤에서 오고 있던 대형 트럭과 충분한 거리를 두고 차선을 변경하는데 큰 경적소리가 들렸고, 뒤를 살짝 확인해 검정색 마즈다 SUV 차량이 갑작스럽게 끼어든 것을 보았다.
뉴스에서 차량 미행강도 사건 등을 접한지라 이상한 기분이 든 최씨는 뒤에서 따라오는 차량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집으로 향하는 내내 이리저리 차선 변경을 시도한 최씨는 상대 차량이 자신을 따라오는 것을 확신했고, 911에 신고전화를 걸었다.
911 디스패처는 최씨에게 차선변경을 여러 번 시도하게 시킨 후에 해당 차량이 계속 그의 차량을 추격하는 것을 확인하자 5번 프리웨이 시타델 인근 지역에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순찰대(CHP) 경관을 배치시키며 최씨와 약속된 장소에서 만나도록 했다.
자신을 쫓아오던 차량이 잠시 앞서간 순간 번호판이 보이게 이 차량의 사진을 찍은 최씨는 CHP 경관을 만나 증거를 제출했고, 미행 사실이 발각된 것을 눈치 챈 용의 차량은 막판에 다른 길로 핸들을 꺾어 도주했다.
업주 최씨는 “한인타운에서 10년간 장사하며 이런 일은 처음 겪는데 아무리 차선변경을 해도 계속 따라오자 너무 무서웠다”며 “미행 사실을 모르고 그냥 집에 갔다면 큰일이 났을 수도 있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어 “어쩔 줄 몰라 911에 신고를 했는데, 디스패처 요원이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통화를 끊지 않고 도와줬고, 신고한 것이 잘한 일이라고 알려줬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당시 신형 아우디 차량을 몰고 있었으며 미행 차량의 운전자는 흑인 남성으로 뒷좌석에 동승객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최근 몇 달 사이 LA시내 곳곳에서도 미행 강도 피해가 부쩍 증가하면서 LA경찰국(LAPD)은 지난 8일 주민들 및 관광객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경고까지 하고 나섰다.
LAPD 강도살인과는 구체적으로 집이나 비즈니스 업소까지 따라오는 미행강도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고 밝히며 특히 멜로즈 애비뉴, LA 다운타운 주얼리 디스트릭, 나이트클럽, 고급 레스토랑 인근에서 미행을 당하다 값비싼 핸드백, 시계, 보석류 등 금품을 강탈당하고, 이외 고급 차량을 타는 경우에도 범죄의 타겟이 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3일 이른 오전 멜로즈 애비뉴 인근 페어펙스 디스트릭 가드너 스트릿 700블록에서도 미행범죄가 벌어져 주민들이 두려움에 떨었다. 당시 현장이 포착된 감시카메라 영상에는 여러 명의 남성이 해당 주택으로 걸어가 피해자에게 금품요구 협박을 가했고, 경찰은 사건에 연루된 남성 5명을 수배했다.
LAPD는 집까지 따라오는 미행강도가 LA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현재 110건의 미행범죄 수사에 착수한 상태라고도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수사 중인 110건의 사례 중 107건의 용의자는 흑인 남성이며, 나머지 3건의 용의자는 히스패닉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LA 스트릿 갱단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LAPD는 이같은 범죄 피해를 막기 위해 ▲비싼 핸드백, 보석, 시계 등 고급 장신구 착용을 자제하고 ▲자동차에서 타고 내릴 때, 식당, 샤핑몰, 클럽 등에서 나올 때 주의를 세심하게 살피고 ▲운전 중 미행당한다고 느낄시 지체 없이 911에 신고하고 ▲용의자의 인상착의 및 차량 정보를 기록할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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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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