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로 한국 방문 못하자 ‘셰라톤 도쿄 베이’ 11월 행사
▶ 주말밤 호텔 정원 ‘포차’ 인기
“장소는 호텔 정원이고 눈앞엔 폭포. 올여름은 코로나 때문에 비어가든이나 ‘포차(포장마차)’ 같은 야외 음주를 할 수 없었는데 최고! 네온사인이 번쩍번쩍 빛나서 한강 ‘치맥’(치킨과 맥주)이 생각났어.”
‘한국 방문 경력 10년’을 자랑하는 일본의 한국 전문 인플루언서 ‘카뮤(@kamyu.kr)’의 인스타그램에 8일 올라온 체험기 중 일부다. 일본 도쿄 디즈니랜드와 대형 호텔이 즐비한 디즈니리조트 안에 위치한 ‘셰라톤 그란데 도쿄 베이’는 11월 한 달 동안 호텔 곳곳에서 한국 문화와 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심쿵 셰라톤’ 이벤트를 열고 있다.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어 답답해했던 일본 젊은이들을 위해 호텔 전체를 작은 한국처럼 꾸민 것이다.
한일 관계가 ‘전후 최악’이라지만 한국 문화와 음식을 사랑하는 일본 젊은이도 늘고 있다. 한국 음식점이 늘어선 도쿄 신오쿠보는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가 된 지 오래고, 일본 넷플릭스 ‘톱10’은 항상 절반 이상이 한국 드라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한국 여행길이 막히자 호텔에서 한국산 페이셜 마스크를 붙이고 소주와 한국 음식을 늘어놓은 뒤 인증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도한 놀이’를 즐긴다. 이들에게 BTS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한국산 식품과 기념품 등 ‘도한 놀이 굿즈’도 제공하는 이 호텔의 패키지 상품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일반 패키지 상품은 한 달에 1,000실 정도 판매되는 편인데, 이번 패키지는 11월이 아직 열흘 정도 남았는데도 1,700실이나 판매될 정도로 인기라고 한다.
한국요리 연구가가 진행하는 김치 쿠킹클래스도 총 200명 신청이 금방 마감됐다. 1층 레스토랑의 뷔페에선 다양한 한국 요리와 ‘뚱카롱(두꺼운 마카롱)’ ‘달고나 커피 케이크’ 같은 한국식 디저트를 제공한다. 주말 밤 야외 정원에서 여는 포차는 특히 인기다. ‘소주 모히또’ 등 한국 주류를 활용한 칵테일에 로제 떡볶이, 해산물 라면, 부침개 등 다양한 한국식 안주를 즐길 수 있다.
음식뿐 아니라 한국 문화 체험에도 공을 들였다. 주일한국문화원과 연계해 호텔을 찾은 손님이 한국의 전통문화와 대중문화를 골고루 즐길 수 있도록 했다. 18일 기자가 방문한 호텔 로비엔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컬처 박스’가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주일한국문화원이 국립문화원에서 기증받아 제공한 이 컬처 박스 중엔 사극 속 주인공처럼 사랑방에 앉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있고, 화면에 표시된 한글 단어를 손가락으로 따라 쓰면 음성으로 읽어주는 체험 시설도 있다. 주말엔 태권도 공연, K팝 커버댄스, 풍물놀이, 해금 거문고 공연, 한국 드라마 음악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공연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행사를 기획한 이 호텔의 마케팅 책임자는 한국인 김동운 세일즈마케팅 총괄이사다. 김 이사는 미국에서 대학 졸업 후 하와이와 태국, 중국 등의 메리어트 계열 호텔에서 일해 오다 지난해 11월 도쿄에 부임했다. 이후 코로나19로 답답해하는 손님에게 이국적 체험을 제공하는 연간 행사를 기획했고, 올해 6~8월에는 하와이, 9월에는 태국, 11월엔 한국을 테마로 한 행사를 진행했다. 김 이사는 “일본 호텔 업계에서 이렇게 큰 규모로 한국 행사를 진행한 건 처음인 것 같다”며 “주일한국문화원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 일본 주재 공공기관 및 한국 기업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셔서 풍성한 이벤트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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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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