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우크라 밀 공급 급감에 다른 국가로부터 밀 수입 늘려
▶ 곡물 생산능력 늘리려 보조금 지급하고 휴경지 재배 허용

우크라이나 밀 재배 농장[로이터=사진제공]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적인 밀 부족 현상이 발생하자 세계 각국이 밀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미 국가들의 밀 수출이 2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이번 사태로 반사이익을 보는 국가도 생겨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체 밀 수입량 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비중이 30%가 넘는 국가는 약 50개국에 달한다. 이중 이집트, 터키, 방글라데시, 이란은 두 나라로부터 수입 비중이 60%를 웃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 두 나라로부터 밀 공급이 줄어들자 밀 수입 비중이 높은 국가들은 밀 확보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밀 재배지가 전쟁터로 변한 탓에 당분간 밀 재배가 어렵게 됐을 뿐 아니라 주요 수출항구가 봉쇄되면서 있는 밀마저 국외로 반출하기가 곤란한 상황이다.
그나마 러시아는 서방 제재를 뚫고 밀 수출을 이어나가 일부 지역에서는 전쟁 전보다 입지를 더 넓혔다. 예를 들어 곡물정보 제공업체 애그플로우에 따르면 이집트의 러시아산 밀 수입량은 전쟁 발발 후인 3월에 작년 동기보다 580%나 증가했다.
하지만 전쟁이 올해 말까지 이어진다면 다음 시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이 6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농업리서치회사 애그리소스는 전망했다.
밀 부족분을 구할 당장의 대안은 다른 국가로부터 수입을 늘리는 것이다.
애그플로우에 따르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의 밀 수출이 2배 이상으로 급증했고, 호주도 75%가량 증가했다.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등 흑해 연안 국가도 수출이 늘었다.
일부 수입업자들은 밀 생산 세계 2위 국가이지만 재배한 밀 대부분을 자국에서 소비하는 인도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이에 인도 정부도 수출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국에서 밀 생산을 확대하려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아일랜드는 3월에 밀, 귀리, 보리 등의 재배를 늘리기 위해 1천100만달러(약 139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농가에 지원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은 보존 목적의 휴경지에서도 일시적으로 작물을 재배할 수 있게 허용했고, 휘발유에 바이오연료를 혼합하는 비율을 낮추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주 미국 작물 생산을 늘리는 데 필요한 예산 5억달러(약 6천335억원)를 미 의회에 요청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이 전 세계 밀 수출의 25% 이상을 차지한 점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이 두 나라 밀의 공급 감소를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WSJ은 예상했다.
게다가 미국도 공급 감소 충격을 완화해 주는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북반구에는 지난해 가을 파종된 밀이 올여름 추수될 예정이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이 겨울밀이 가뭄 피해를 봤다. 또 농무부 예측에 따르면 올해 봄밀 재배가 작년보다 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농업대출 기관 코뱅크의 케네스 저커버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부족분을 메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