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시무라 야스토시 전 경제재생장관…각국 여성 뒷모습, 자는 모습 등 촬영
▶ “외모 평가, 인터넷 무단 공개” 비판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내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을 담당했던 니시무라 야스토시 전 경제재생장관이 과거 국내외에서 무단 촬영한 여성의 사진을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올리고 ‘세계미인도감’이라 이름 붙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논란은 지난달 말 한 트위터 이용자가 “자민당 모 의원이 공식사이트에 ‘세계미인도감’을 올리고 있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이어진 트윗에선 문제의 의원이 어떤 이미지를 사이트에 올렸는지 모자이크 처리를 한 후 소개했다. 수천 명의 네티즌들이 리트윗하면서 이 사실은 온라인에서 순식간에 확산했다.
해당 사진은 니시무라 전 장관의 공식 홈페이지에 올려져 있던 것으로, 원본 이미지는 모자이크 처리조차 되지 않은 것이었다. 일례로 ‘세계각국미인도감 11’이라 이름 붙인 사진은 젊은 여성 세 명을 정면에서 촬영한 것인데 “중국 베이징에서. 쇼핑몰 안쪽의 홀에서 행사도 자주 열리고 있다고 한다. 어느 날 행사장에서 발견한 미인”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이 중에는 본인의 촬영 허가를 받았는지 분명치 않은 사진도 포함돼 있었다. 여성의 뒷모습이 찍힌 ‘세계각국미인도감 21’은 “벨기에 브뤼셀로 이동 중. 과연 저녁에는 쌀쌀해진다. 귀가하는 뒷모습 미인의 한 장”이란 설명을 붙였다. 에콰도르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여성을 멀리서 찍은 사진에는 “멀리서지만 웃는 모습이 꽤 멋지다”라는 코멘트를 붙였다. 라오스의 시장에서 취침 중인 여성을 정면으로 촬영한 사진에는 “주위의 양해를 구하고 찍었다. 취침 중에 미안해요!”라고 표현했다. 해외뿐 아니다. 홋카이도대학 캠퍼스를 걷는 여성의 뒷모습 사진에도 “또다시 뒷모습 미인들”이라고 설명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촬영한 여성에게 허가를 받은 것이냐” “무슨 컬렉션처럼 ‘미인도감’이라고 게재하다니 너무 기분 나쁘다” “세금 쓰며 일이란 명목으로 외국에 가서 몰래 여성을 촬영한 것인가” 등의 비난이 쇄도했다. 결국 니시무라 전 장관은 2일까지 미인도감 시리즈를 모두 삭제했다. 마이니치신문의 취재에는 서면으로 “2017년 8월 시점에서 업데이트를 중지하고 있었지만, 삭제하는 것을 망설이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간 불쾌하게 여긴 분들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모두 삭제했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젠더론 등을 연구하는 쇼와대 스나가 후미오 준교수는 “니시무라 의원의 정책이나 사회에 대한 생각을 알고 싶어 공식 사이트를 방문한 사람이 이런 사진을 보면 바보 취급을 당했다고 느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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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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