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원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간이식으로 생명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지만 뇌사자 간 기능자가 크게 줄어 안타깝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간 기능이 생명을 유지할 정도만 남은 환자에게는 간이식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하지만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KONOS)에 대기자 등록을 하더라도 뇌사자의 장기 공여는 간이식을 기다리는 환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간이식의 70% 정도는 가족·친척 등 생체 공여자에게 의존하고 있다. 이처럼 간에 문제 있는 환자의 건강을 위해 공여자가 필요하지만 공여자 입장에서는 아무리 가족ㆍ친척이라도 간 기증은 매우 부담스럽고 두려운 일이다.‘간이식 전문가’ 이해원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를 만났다. 이 교수는“말기 간 질환이나 급성 간부전을 치료하려면 간이식을 해야 하지만 뇌사자 간을 공여받기 매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간 기증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간은 재생이 매우 빠른 장기로 장기 후유증은 매우 드물고, 일상생활에도 거의 문제없다”고 했다.
-간이식이 필요한 이유는.
간은 소화작용, 중요 물질 합성ㆍ저장, 해독 등을 하는 등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장기다. 말기 신부전 환자처럼 콩팥 기능이 소실되면 혈액투석 등으로 기능을 대신할 수 있다. 하지만 간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치료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생명 유지가 힘들 정도로 간 기능이 악화됐다면 간이식 외의 다른 치료법이 없다.
만성 간 질환이나 반복된 음주 등으로 간경변이 생기면 복수(腹水)ㆍ간성 혼수ㆍ정맥류 출혈 등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한다. 간경변이 악화되면 내과적 치료로도 회복될 수 없기에 합병증이 심해진 간경변의 근본 치료법도 간이식밖에 없다. 그리고 간세포암(간암)을 치료하기 위해서도 간이식이 필요하다. 간세포암은 대부분 만성 간 질환에서 발생된다. 이 때문에 간 기능이 떨어져도 적극적으로 치료하기 어렵고, 또 1차적인 치료를 해도 재발이 잦다. 따라서 간이식은 간 질환과 간세포암을 한 번에 치료할 수 있어 매우 효과적이다.
-간이식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간이식은 다른 장기이식보다 거부 반응이 적은 편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공여자가 충분히 건강하고 간 크기가 적당하다면 큰 문제없이 이식할 수 있다. 수혜자에게 이식되는 간은 수혜자 체중의 0.8% 이상을 넘어야 하며, 공여자가 안전하려면 남은 간 크기가 공여하기 전 크기의 30%를 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공여자 오른쪽 간을 기증하는 수술이 대부분이므로 공여자 오른쪽 간이 수혜자 체중의 0.8%를 넘고 왼쪽 간이 전체 간 크기의 30%를 넘으면 수술이 가능하다.
10년 전만 해도 간이식은 수혈 가능 관계에서만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 의학 기술 발달로 생체 간이식은 수혈이 불가능한 관계에서도 가능해졌다. 이때 별도 약물 투여와 혈장 교환 등의 조치가 필요하지만 간이식 후 성적은 수혈 가능 관계와 큰 차이가 없다.
-간이식 후 공여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없나.
일반적으로 공여자 간 기능은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아도 빠르게 회복되므로 공여 후 1~2개월 정도 지나면 직장 및 취미생활 등 공여 전 정상 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 다만 간 기능 및 체력적 회복이 충분히 될 때까지 음주·흡연·불필요한 약 등 간에 부담줄 수 있는 물질은 조심해야 한다.
물론 간 공여자는 간절제술을 받으므로 수술 후 출혈ㆍ담즙 유출 등 여러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간이식 수술은 간문맥과 담도를 되도록 길게 적출하다 보니 공여자의 남은 문맥이나 담도가 좁아지는 경우가 드물게 발생하는데, 대부분 비수술적 시술로 해결되지만 가끔 재수술해야 할 때도 있다.
모든 수술이 그렇듯이 공여자가 사망한 사례가 있지만 수술 합병증으로 사망할 확률은 전 세계적으로 0.1%이며, 세계 최고의 간이식 기술을 보유한 우리나라에서는 그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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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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