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주 주류 판매업소 RBS 인증시험 ‘발등의 불’
▶ 시행 3주 앞으로… 업주·직원 8월 말까지 마쳐야 한국어 시험 도입 불구 온리안 교육은 영어로만 한인 요식업소들“코로나 피했더니 또 복병”한숨

가주에서 술을 서빙하는 업소의 업주와 직원 대상 RBS 인증제 시행이 3주여 앞으로 다가운 가운데 법 시행을 자체를 모르는 업주들이 많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로이터]
LA 한인타운에서 고기구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인 업주 이모씨는 “술 판매 관련 ABC 교육은 많이 들어봤는데 RBS 인증 시험은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다. 오는 7월1일부터 캘리포니아주에서 리커스토어나 요식업소 등 주류를 판매하는 모든 업소의 업주와 모든 직원들은 ‘책임있는 음료 서비스’(RBS: Responsible Beverage Service)에 대한 교육을 이수하고 인증 시험을 치러 통과해야 영업이 가능한데, 이씨는 “RBS 교육은 어디서 어떻게 받는 것인지, 또 무슨 내용의 교육인지 아는 바가 전혀 없어 답답한 마음”이라고 했다.
RBS 인증제 실시가 채 3주도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주류를 판매하는 한인 요식업소 대부분이 인증제 내용은 자치하더라도 시행 자체를 모르고 있는 데다 인증을 위한 교육과 인증 시험 응시에 따른 시간과 비용 문제가 대두되면서 한인 요식업소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불경기 파고를 넘어 살아 남은 한인 업소들에게는 40년 만의 인플레이션과 인력난이라는 이중고에 RBS 인증제라는 부담이 더해지면서 ‘삼중고’에 직면한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류통제국(ABC)에 따르면 주의회를 통과한 AB1221법에 따라 올해 7월1일부터 모든 주류 판매 업소의 서빙 직원과 관리자 및 업주는 60일 이내인 8월31일까지, 또는 신규 직원의 경우 고용된 날짜로부터 60일이 되는 날까지 RBS 인증을 받아야 한다. ABC가 승인한 RBS 교육 제공업체에게 RBS 교육을 받은 후 시험에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남가주 지역 한식당은 대략 550여개로 1곳에 5명씩의 직원이 있다고 하면 3,000명에 가까운 요식업계 종사자들이 인증 시험 대상인 셈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인 요식업소들의 업주들은 RBS 인증제에 대해 전혀 모르거나 알고 있더라도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별로 없을 정도로 홍보가 안 된 상황이다.
이같은 현상은 비단 한인 업소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ABC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에서 RBS 인증을 취득한 관련 업종 종사자수는 현재까지 3만3,000명에 불과, 인증제 시행에 따른 위반자 급증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LA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LA 카운티 내에서만 주류를 판매하는 업소수는 총 1만605곳에 달한다.
그나마 한인 데이브 민 주 상원의원 등의 노력으로 RBS 인증 시험에 한국어 시험이 추가되면서(본보 10일·11일자 보도) 시험 응시에 따른 한인들의 부담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시험 외에 RBS 교육 자체는 여전히 영어와 스패니시 등 2개 언어만 제공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특히 영어에 장벽을 느끼는 한인 업주들과 종업원들의 경우 RBS 인증이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RBS 교육은 대부분 온라인으로 제공되며 3~4시간 정도 소요된다. 교육을 이수하면 오픈 북 형태의 인증 시험을 보게 되는 데 시험 시간은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정답률이 70% 이상이면 합격이다. 시험은 3번까지 응시가 가능하다. 교육 이수 후 30일 이내에 인증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과정을 다시 이수해야 한다.
오는 8월31일까지는 인증 시험을 통과해 인증서를 가지고 있어야 업소 운영과 함께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한인 요식업소에서 일하면서 시간을 내어 교육을 받고 시험을 치르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한인 요식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한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한인 박모씨는 “일하는 도중 시간을 내 온라인으로 4시간 교육에 2시간 시험을 치르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인력난으로 일할 사람이 부족한 상황에서 아무리 유급이라고 하지만 눈치 보여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과 인증 시험 응시에 따른 비용도 한인 업주들에게는 또 다른 비용 부담이다. RBS 인증을 위해 9개 숫자의 ID를 부여 받는데 3달러이고 온라인 교육과 시험에 최대 40달러까지 소요된다. 직원 수가 많은 중대형 업소들에게는 큰 부담임에 틀림없다.
한식당 업주인 김모씨는 “법 취지는 이해하고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교육과 인증 시험에 써야 하는 비용이 비싸 솔직히 부담이 된다”며 “코로나19가 끝나면 경기가 예전으로 회복될 줄 알았는데 복병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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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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