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감원 특정 현안 ‘수시 검사’ 대상
▶ 아내 명의로 투자한 부동산 업체에 메리츠자산운용 펀드 60억원 투자
▶ 자신의 회삿돈으로 사익 추구 의혹
한국의 금융당국이 ‘동학개미 운동’의 주창자로 유명한 금융인 존리(한국명 이정복)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의 불법 투자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17일(한국시간) 한국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7일까지 메리츠자산운용에 대한 현장 검사를 진행했다. 이번 금감원의 검사는 정기 검사가 아닌 특정 현안을 대상으로 하는 ‘수시 검사’였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 수시 검사 현안에 존리 대표의 부당한 투자 행위 의혹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존리 대표는 자신의 친구가 2016년 설립한 부동산 관련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업체 P사에 아내 명의로 지분 6% 안팎을 투자한 의혹을 받고 있다. 투자 덕분에 존리 대표의 아내 J씨는 P사의 주요 주주로 돼 있다. 금융투자업계 임직원의 차명 투자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투자금의 원천이 어디인지에 따라 차명 투자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며 “부부 관계라도 아내의 주식 투자 경력ㆍ소득ㆍ자산ㆍ직업 등을 분석하면 투자금 원천을 밝혀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존리 대표가 P사에 메리츠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를 투자했다는 데 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2018년 ‘메리츠마켓플레이스랜딩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이라는 이름의 펀드를 출시했다. 설정액은 60억 원 안팎에 달한다.
한국의 금융권에서는 존리 대표가 이 펀드 설정액 전액을 P사가 운용하는 부동산 P2P 상품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리 대표는 메리츠자산운용 투자심의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자신이 차명으로 투자한 회사에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금융회사가 운용하는 투자금을 재투자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자산운용사 대표가 펀드 운용자금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했다는 의미다. 금감원의 검사는 존리 대표의 차명 투자 여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존리 대표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P사 대표가 친구이고 ▲아내가 P사 주요 주주이며 ▲메리츠자산운용이 P사에 투자한 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이해관계 충돌이 아니고, 불법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를 음해하는 세력이 있고, 그들의 거짓으로 시작된 검사”라며 “P사에 대한 투자금은 메리츠자산운용 매출의 1%도 되지 않는데, 사람들이 이해관계 충돌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내가 주주인 회사에 메리츠자산운용이 투자한 사실이 이해관계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이해관계 여부는 금감원이 알아서 결정할 일이지 기자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며 “불법은 없었고 불법이 있었다면 책임지면 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선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메리츠자산운용 관계자는 금감원의 존리 대표 관련 의혹 조사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존리 대표의 아내가 직접 P사에 투자했으며, 메리츠자산운용이 아내에게 직접 투자한 것이 아닌 P사 투자상품에 투자한 것이어서 이해관계 충돌 여지는 없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선 이해관계인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변호사는 ”메리츠자산운용의 투자가 P사로 하여금 이득을 취하게 한 행위이면 배임이 성립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존리 대표는 ‘노후 대비를 위해선 주식에 투자하라’고 강조하는 주식투자론자로 지상파 방송은 물론 각종 강연 등을 통해 이름을 알린 금융인이다. ‘대한민국이 금융문맹을 벗어나 모두가 경제독립의 길로’라는 이름의 그의 유튜브 사이트 ‘존리 라이프 스타일 주식’은 구독자가 47만 명을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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