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파 분위기’ 연준, 경기 침체 가능성 앞에 고민 깊어질 듯

슈퍼마켓에서 가격표를 보고 있는 소비자[로이터=사진제공]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다음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지난 1분기에 이어 또다시 마이너스 성장했다는 것이 꼭 나쁜 소식은 아니라는 시각이다.
실질적인 경기침체의 조건을 채웠다고 볼 수도 없을뿐더러 오히려 연준의 통화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연준은 1980년대 이후 가장 가파르게 상승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을 강화하고 있다.
연준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0.25%포인트, 1bp=0.01%포인트) 올려 3년여 만에 첫 금리 인상에 착수했지만, 물가가 잡히지 않자 금리 인상을 본격화했다.
지난 5월 22년 만에 최대폭인 0.5%포인트 인상(빅스텝)을 단행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으로 '자이언트 스텝'(75bp 인상)을 밟았다.
지난 27일 FOMC 정례회의에서도 2개월 연속으로 75bp 금리 인상 카드를 꺼냈다. 만장일치의 결정이었다.
자이언트 스텝의 효과는 2분기 GDP 통계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지만, 시장은 이 같은 연준의 매파적 분위기에 발 빠르게 반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무부 경제분석국(BEA) 발표에 따르면 금리 인상에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주거용 고정투자(주택 건설)는 연율로 14%나 하락했다.
이는 기준 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에 가깝게 급등하면서 주택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장이나 창고 건설을 의미하는 비주거용 고정투자도 11.7%나 감소했다. 역시 시장이 금리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방증이다.

미국의 주택 건설 현장[로이터=사진제공]
이와 함께 주(州)·지방정부 지출도 3.2% 줄었다. 연방정부가 내려보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금 때문에 지금껏 지방정부가 지출을 늘릴 수 있었던 것인 만큼 당연한 결과다.
문제는 연준이 이처럼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이어나간다면 미국 경제의 침체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는 침체 상태가 아니라고 단언했지만, 이에 동의하지 않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IT(정보기술) 등 일부 분야에서는 정리해고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고, 가파른 물가 인상 탓에 소비가 줄어드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실제로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들어선다면 연준도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파월 의장도 "어느 시점이 되면 금리 인상의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이언트 스텝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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