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문화 녹여내 드라마 인기에 큰 몫
▶ 참여 한인성우 “K-드라마 호평에 자부심”, 넷플릭스와 K-콘텐츠 윈윈 전략 이어진다

23일 버뱅크 넷플릭스 더빙센터에서 열린‘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더빙 시연 현장에서 정명석 역할을 맡은 닉 마르티니우(왼쪽) 성우와 우영우 역할을 맡은 수엔 피엔 성우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이경운 기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미국을 찾아왔다.‘K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현지 영어 더빙 작업을 거쳐 새로운 목소리를 얻게 된 것이다.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같은 이름인“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처럼 극의 특별한 대사들을 새롭게 만들어나가는 우영우의 이야기를 넷플릭스와 함께 직접 들어봤다.
23일 LA에서 인근 버뱅크에 위치한 넷플릭스 더빙센터로 가는 길. 할리웃 근처인 이곳은 월트디즈니와 워너브라더스, 마블스튜디오, DC코믹스는 물론 PBS, NBC유니버설 등 유명 엔터테인먼트·미디어 회사들이 몰려 있다. 여기에 더해 넷플릭스도 비교적 최근인 5년 전 근처에 본사를 설립했다. 넷플릭스가 주위에 자리한 기라성 같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기 위해 선택한 전략은 세계의 우수한 콘텐츠와 협업하는 것이다. K드라마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만난 지점도 여기에 있다.
‘우영우’ 이전에도 ‘오징어 게임’처럼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는 많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우영우’의 인기는 드라마 방영 전부터 많은 부분이 준비돼 있었다. 넷플릭스는 ‘우영우’를 전세계 190개국에 동시 방영하며 무려 31개 언어로 자막을 제공했다. 특히 더빙 버전은 넷플릭스 콘텐츠 세계화 전략의 핵심이다. 아시아를 넘어 문화적 격차가 큰 다른 지역에서 인기를 끌기 위해서는 대사부터 목소리까지 현지화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날 시행된 더빙 시연 작업에서도 원작의 맛을 살리기 위한 제작진들의 노력이 느껴졌다. 총괄 감독인 에즈라 와이즈 디렉터는 “K드라마의 특수성을 더빙에 녹여내기 위해 노력했다”며 “특히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한인 성우를 영입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극에서 정명석 역할을 맡은 닉 마르티니우 성우는 한국인 어머니를 둔 한인이다. 그는 “코리아 아메리칸으로서 한국 드라마의 인기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이번 역할을 계기로 더 많은 K콘텐츠에 다방면으로 참여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우영우 변호사의 대사를 영어로 바꾸는 것은 쉬운 작업은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가장 유명한 자기 소개 대사는 “Kayak, deed, rotator, noon, racecar,Woo young-woo”로 대체됐다. 이어지는 마지막 단어인 ‘역삼역’이 일본 자동차 브랜드 혼다의 미국 최고 인기 모델 시빅(Civic)으로 바뀐 것은 아쉬운 지점이다. 우영우 역을 맡은 수엔 피엔 성우는 “주인공이 빠르게 말할 때가 많아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며 “다음에도 기회가 있다면 한국 좀비 드라마에 출연하고 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영우에 힘입어 넷플릭스와 함께 하는 K콘텐츠의 인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빙 작업에 참여한 애런 포스 성우는 “오징어 게임을 보고 매우 큰 인상을 받았다”며 “배우로서도 한국 컨텐츠에 꼭 참여해보고 싶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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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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