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이 악화 일로를 걷는 미중관계보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더 우려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중무역전국위원회(USCBC)는 지난 6월 회원사 설문조사 실시 결과 응답한 117곳의 96%가 중국의 코로나19 정책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답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중 '심각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곳과 '보통 정도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곳이 각각 48%에 이르렀으며,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응답은 4%에 그쳤다.

이에 비해 미중 간 긴장으로 사업이 영향을 받았다는 회원사는 87%로 코로나 정책보다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USCBC측은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한 2018년 이후 4년 연속으로 미중간 긴장이 회원사들의 우려 요인 1위였다가 올해 2위로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 봉쇄로 다시 현지 사업 운영이 일부 중단될 가능성, 현지 소비 수요에 미칠 영향이 중국 내 사업 환경에 대한 신뢰를 깎아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응답 기업의 53%가 중국의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중국에 대한 투자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고 답했다.

특히 17%는 코로나 정책으로 취소 또는 연기된 투자 규모가 5천만달러(약 674억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1년간 공급망 일부를 중국 밖으로 이전했다고 답한 기업도 24%에 달했다.

이 밖에 코로나19로 인한 여행제한, 데이터·개인정보·사이버보안 규정, 비용 증가, 미국과 중국의 기술 탈동조화(디커플링) 등이 중국 내 미국 기업들의 주요 우려 사항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중국 내 미국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중국 내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은 45%로 작년(70%)보다 크게 줄어든 데 비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는 37%로 작년(8%)보다 크게 늘었다.

또 향후 5년 간 중국 사업 전망을 낙관한다는 응답도 2013년 88%, 작년 69%에서 올해 역대 최저치인 51%까지 줄었다.

중국을 최우선 시장으로 여긴다는 기업도 역대 가장 적은 6%에 불과했다.

다만 63%는 지난해 중국 사업의 이익이 개선됐다고 응답해 중국 진출 미국 기업의 수익성은 여전히 양호한 상태로 나타났다고 USCBC는 소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