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스트리트저널 지적 “영국만의 문제 아냐”

29일 영국 런던의 환전 업소 앞에 달러와 유로화 환율이 표시돼 있다. [로이터]
리즈 트러스 영국 신임 총리의 감세 정책으로 영국 금융시장이 요동을 친 것은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이는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이에 따르면 영국 정부의 감세 정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얼핏 보기엔 과도하다는 인상을 준다.
앞서 지난 23일 쿼지 콰텡 영국 재무부 장관이 대규모 감세 정책이 포함된 ‘미니 예산안’을 발표한 이후 파운드화 가치는 달러에 비해 3% 내리고 영국 국채 금리는 0.5%포인트 올랐다.
WSJ은 영국 정부가 정책 시행을 위해 내년에 차입해야 할 자금 가운데 더 많은 몫이 감세가 아니라 에너지 가격 보조금으로 돌아간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다른 유럽 국가가 에너지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차입하는 금액 수준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시장이 감세 정책에 더 혹독한 반응을 보인 것은 에너지 가격 보조금과 감세 간 성격 차이로 설명했다.
보조금은 에너지의 가격을 낮춤으로써 현재의 높은 물가 상승세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꼭 필요하면서도 일시적인 대책으로 간주된다.
이와 달리 감세는 그 영향이 영구적으로 지속하고, 경제 성장을 촉진해 재정적자를 감소시킨다고 하지만 어떻게 그렇게 될지에 대한 분석은 없다. 또한 이는 필수적인 대책이라기보다는 트러스 총리의 정치적 선택이기도 하다. 또한 재정적자에 민감한 시대가 된 점도 연관이 있다고 WSJ은 강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엔 각국 민간투자와 수요가 부진해 물가상승률이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에 훨씬 못 미쳤다. 이에 따라 정부의 재정적자는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고, 기준금리 인상을 유발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나쁜 것이 아니었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가 제로(0)에 고착하는 것을 더 우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적으로 심화하고 구조적인 요인으로 이런 물가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어 정부가 무제한으로 빚을 낼 수 있는 시대가 끝났다는 것이다.
최근 영국의 국채 금리가 오른 것은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이번 대책이 야기할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고 WSJ은 설명했다. 또 감세 정책으로 인해 영국 국채 물량이 대규모로 쏟아질 것이란 우려도 일조했다.
경제학자 필 셔틀은 영국 정부가 내년 재정적자를 메꾸기 위해 빌려야 할 자금을 2,250억 파운드(약 2,500억 달러)로 추산했다. 또한 BOE는 보유자산 800억 파운드(약 890억 달러)어치를 매각하는 양적긴축(QT)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를 다 더하면 내년에 영국 국내총생산(GDP)의 12.2%에 해당하는 국채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는 셈이다.
셔틀은 국채 시장이 막대한 공급물량과 그에 따른 리스크로 인해 고금리를 원하게 되면 적자 규모는 더 커지고 또한 추가로 차입을 해야 하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상황도 영국과 유사하다. 공공정책 기관인 ‘책임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각종 정책으로 인해 향후 10년간 재정적자가 4조8,000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GDP의 1.6%에 달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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