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다자 외교 고도로 중시…中 참여 중요한 다자회의 불참한 적 없어”
▶ “일방 군사동맹 확대·디커플링·’마당 작게 담장 높게’ 반대”…美주도 안보·경제질서 직격
중국은 오는 11월 미국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국가주석 참석 등의 문제 조율을 위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APEC이 성공적으로 열리려면 개최국 미국이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26일 베이징에서 열린 '손잡고 인류 운명공동체를 건설하자: 중국의 이니셔티브와 행동' 백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이 11월 APEC 정상회의에 출석(참석)하는가", "중국은 정상외교에서 다자외교 역할을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왕 주임은 "중국은 책임을 지는 국가로, 우리는 중국이 참여하는 중요한 다자회의에 결석(불참)한 적 없다"면서 "APEC 일정에 관해 우리는 각 측과 소통을 유지하고 있고, 적절한 때에 정식으로 소식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왕 주임 발언은 시 주석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다자외교는 중국의 글로벌 거버넌스 참여와 인류 운명공동체 추진의 중요한 기반으로, 당연히 정상외교의 중요한 플랫폼이기도 하다"며 "시진핑 주석은 다자외교를 고도로 중시하고, 중국이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발휘하는 역할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왕 주임은 이어 "APEC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층위가 높고 영역이 넓으며 영향력 있는 경제 협력 메커니즘이며, 올해 연말 열릴 예정인 제30차 비공식 정상회의는 협력을 촉진하는 대무대여야지 대결을 부추기는 각축장이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아울러 "중국은 세계 최대의 개발도상국이자 APEC의 중요 구성원으로서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해 올해 APEC의 성공에 건설적인 역할을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왕 주임은 "물론 우리는 다른 당사자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주최국으로서 응당 가져야 할 개방·공평·포용·책임감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을 깨닫고, 회의의 순조로운 개최에 더 나은 조건을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왕 주임은 이날 "우리는 보편적 안보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대화와 협상으로 국가 간 이견과 충돌을 해결하고, 서로의 합리적 안보 우려를 중시하며, 일방적인 군사동맹 확대와 타국의 안보 공간 압박에 반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또 "전통적·비전통적 영역의 안보를 더 잘 총괄해 계획을 세우고, 생물·사이버·데이터·인공지능 안보 등 영역에서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 함께 리스크를 예방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는 최근 한층 강화된 한미일 안보 협력을 '아시아판 나토'를 만들려는 시도라며 강하게 경계하면서 자국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 등 안보 위협 배후로 미국을 지목한 중국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첨단 반도체 등 미국 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을 비판한 언급도 관심을 끌었다.
왕 주임은 "세계화가 정확한 방향을 지키도록 이끌어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과 '마당은 작게 담장은 높게'(小院高墻·분야를 특정해 고강도 제약을 부과하는 미국의 첨단기술 통제를 상징하는 표현)에 반대하고, 보호주의·일방주의를 억제하며, 공정·합리·투명한 국제 경제·무역 체계 구축을 추동해야 한다"고 했다.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은 2013년 시진핑 주석이 중국 대외관계의 대원칙으로 제시한 개념으로 올해 10년째를 맞는다.
구체적으로는 ▲ 지속적 평화의 세계 ▲ 보편적 안보의 세계 ▲ 공동 번영의 세계 ▲ 개방·포용의 세계 ▲ 청결하고 아름다운 세계 등 '다섯 가지 세계'를 만들자는 주장으로,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서 벗어나 '최대의 개발도상국'을 자처하는 중국이 활동 공간을 넓히겠다는 구상으로 평가된다.
이를 위해 '신형 국제관계 구축'을 근본적 경로로, '일대일로'(一帶一路: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건설을 실천 플랫폼으로, '글로벌 발전·안보·문명 이니셔티브'를 이론 체계로 삼는다고 중국은 설명해왔다.
중국은 이날 발표한 백서에서 특히 "일대일로는 인류 운명공동체 구축을 위한 생동감 있는 실천"이라며 "지역의 정치 동맹이나 군사 동맹, 패거리나 '중국 그룹' 만들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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