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P, 미·우크라 등 당국자 취재해 우크라 大반격 교착 배경 진단
우크라이나가 올해 러시아를 상대로 전개한 대반격이 교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에 대(對)러시아 반격 전략을 놓고 이견을 드러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4일 보도했다.
WP는 우크라이나, 미국, 유럽 국가의 고위 관계자 30명 이상을 인터뷰한 결과를 토대로 지난 6월부터 본격화한 우크라이나의 대러시아 공세가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한 배경들을 분석했다.
WP는 우선 미국이 우크라이나 군대가 단기간에 '서방 군대'로 전환할 수 있다는 오판을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구소련 시대에서 크게 나아가지 못한 우크라이나의 공군력을 첨단 공군 시스템에 접합시키는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잘못 생각했다고 WP는 평가했다.
또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자주 전략과 전술, 공세의 타이밍을 놓고 이견을 빚었다.
우선 미 국방부는 러시아가 방어선을 강화하기 전을 틈타서 4월 중순에 대러시아 반격에 나서길 원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추가적인 무기, 훈련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공세를 망설였고 결국 6월에야 반격에 나섰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우선 미국은 최선의 시나리오로 우크라이나군이 60∼90일 정도 시간 범위 안에 남동부의 아조우해까지 진격함으로써 남부 전선에서 러시아 군대를 격퇴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런 판단하에, 미국은 남부 자포리자주 멜리토폴로의 집중 공세를 통해 러시아와 크림반도를 잇는 육상 루트를 끊어 러시아의 핵심 보급 라인을 차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지도부는 멜리토폴뿐 아니라 남부 베르댠스크, 동부 바흐무트 등 600마일(약 1천km)에 걸친 3개의 포인트를 공략하며 남하와 동진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WP는 소개했다.
또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바흐무트와 관련해서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에 맞선 저항의 상징 지역이라는 측면에 주목해 병력을 집중했지만, 그런 행보에 대해 미국은 오랜 기간 의구심을 떨치지 못했다고 한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맞서 보통의 다른 나라들은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의 인명 희생을 감수할 수 있는 러시아의 의지와, 전선에서의 재앙적 패배에서 전열을 정비할 수 있는 러시아의 능력 등을 과소평가했다고 WP는 지적했다.
그 뿐만아니라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생하면서 서방의 지원 역량이 분산되는 상황까지 겹친 가운데, 러시아는 자신들이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의 일부 영토를 완전히 병합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WP는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더 빠른 결과를 원했지만, 불행하게도 원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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