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甲辰)년 용띠 해의 새 아침이 밝았다.
격랑의 계묘년 2023년을 보내고 우리는 지금 푸른 용이 선사한 새로운 일년의 출발점에 서있다. 12지 동물 중 유일하게 상상의 동물인 용은 왕실에서는 제왕의 상징이며, 민간에서는 물과 비를 관장하고 삿된 기운을 물리치는 신령스러운 존재다. 용솟음치는 청룡의 기백으로 시작하는 새해, 그러나 마냥 밝고 희망차지만은 않다.
2024년 올 한해 미국은 47대 대통령을 뽑는 대선 판세로 요동칠 것이다.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구도가 유력시되는 가운데, 헌정사상 최초로 네 차례나 형사 기소된 트럼프의 재판이 잇달아 열릴 예정이어서 판결들이 선거에 미칠 영향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결과 뒤집기, 의회폭동 내란 선동, 국가기밀 유출 및 불법보관, 성 추문 입막음 등과 관련해 총 91개 혐의로 형사 기소된 상태이며, 일부 주에서는 그의 대선 출마자격을 문제 삼으며 소송을 벌이고 있어 대선 정국은 일 년 내내 미국을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만일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이민자들이 피를 오염시킨다”고 공공연하게 떠벌리는 한편 ‘독재와 복수’를 다짐하고 있는 그의 행정부 아래 이민자들의 위상과 입지는 더욱 위협받게 될 우려가 높다.
올해도 미국의 총기남용, 마약(펜타닐) 남용, 홈리스 문제는 여전히 심각할 것이고, 쉽게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홈리스는 12%나 증가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총기 사망자가 무려 4만2,000명에 달했으며, 최근 미국 국경에는 매일 1만명씩 불법이민자가 몰려들면서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홈리스 위기는 마약 및 정신건강 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있고 서민들의 주택난과도 맞닿아있어서 가장 시급하게 풀어야할 난제로 꼽힌다. 불법이민자 폭증은 중남미 국가들의 경제난과 정부부패, 조직범죄와 폭력의 위험에 따른 것으로 이 같은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한 미국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불법이민자 행렬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에서는 잇단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이 잡히면서 물가가 안정돼가고 실업률이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경기침체의 우려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또 지난해 5월,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되기는 했지만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다시 신종 코비드와 독감과 호흡기질환의 트리플데믹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앞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향방을 보건의료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시급한 2024년 현안은 지구온난화로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변화, 이에 따른 자연재해다. 2023년이 기후 관측 역사상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된 가운데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를 가져왔던 지진과 폭염, 폭우와 홍수, 해수면 상승 등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자연재해는 올해도 어김없이 무차별적으로 지구촌을 휩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지난 10월 발발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그 여파로 중동의 화약고가 크게 터지지나 않을지 지극히 불안한 상황이다.
한편 올해에는 미국 외에도 대만, 인도, 이란, 러시아, 유럽과 아프리카 등 세계 50개 국가에서 대선이나 총선이 치러지면서 글로벌 권력지형이 새롭게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지는 전망은 이란과 러시아를 비롯해 이주민 대량유입으로 몸살을 앓는 유럽 각국에서 민족주의를 앞세운 강경보수 극우정당들의 득세가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갑진년 한 해 동안 마주할 도전이 결코 녹록치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가장 큰 힘은 희망과 긍정이다. 예측할 수 없는 격변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며 희망을 일궈나가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무엇보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선거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청룡의 해, 미주한인 모두가 용틀임하며 부상하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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