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가·재계서 트럼프 정책 비판 이어져
▶ “시간은 미국편” 옹호도
▶ 트럼프 “채권시장 때문에 관세 유예한거 아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앞두고 월가와 재계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무역정책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헤지펀드 업계 거물인 켄 그리핀 시타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한 행사에서 관세가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를 돌려놓지 못할 것이라면서 대신 미국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주요 후원자이기도 한 그는 "미국인들에게 자존감을 돌려주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꿈은 칭찬할 만하다"면서도 4% 수준인 미국의 실업률 등을 들며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꿈은)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빠르게 자동화되고 있는 제조업 일자리를 되찾기보다 지식재산권 등 미국의 강점으로 맞받아쳐야 한다면서 "공장 노동과 비교해 놀랄 만한 돈을 주는 일자리가 있다"고 했다.
그리핀 CEO는 최근 중국을 방문해 중국 고위 당국자와 만난 일화를 소개하면서, 미국이 왜 저임금 공장 일자리를 키워 중국처럼 되고 싶어 하는지 중국 측이 물었다고 전했다.
그리핀 CEO는 앞서도 무역전쟁으로 미국의 글로벌 브랜드가 위험해질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는데, 이날도 미국이 중국보다 세계화의 혜택을 더 받았으며 무역전쟁으로 미국과 세계 각국의 관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링크드인의 공동 창업자이자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했던 리드 호프먼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와 정부 지출 삭감으로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미국의 경쟁력이 타격을 받고 중국에 우위를 내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관세는 사실상 전 산업 분야에서 중국을 돕고 있다"면서 유럽이 제조업·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더 안정적인 무역상대국으로 볼 경우 이는 중국에 이득이고 미국엔 악재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연구 분야 지출 삭감에 대해서는 "과학은 미국 기술이 우위를 점한 방법 중 하나"라면서 두 발에 콘크리트 덧신을 신고 마라톤을 뛰자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00일에 대해 "아마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성공적이지 못한 집권 첫 100일일 것"이라고 혹평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투자자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인 빌 애크먼은 "시간은 미국의 편"이라면서도 미중이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는 미중이 서로 세자릿수 관세를 부과한 상태지만 양국 모두 조속히 관세를 10∼20% 등과 같이 좀 더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출 유인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유일한 걸림돌은 양국 지도부가 약해 보이는 것을 우려한다는 점이라면서 양국 모두 관세를 낮춰야 하는 만큼 이는 약한 게 아니라 상식적이라고 말했다.
애크먼은 "양국이 협상을 위해 180일 관세 중단에 합의하는 방안을 상상해보자"면서 "중단이 발표되면 중국은 조속히 합의를 맺을 유인이 큰 반면 시간은 미국의 편"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 기업들의 탈중국을 지원하기 위한 대출 프로그램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이번 협상에서 시간은 미국의 친구이자 중국의 적이다. 곧 관세를 중단하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세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 불안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증시 부진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진 가운데 최근 이례적으로 미 국채 가격과 달러 가치가 동시에 하락, 주가와 국채 가격, 달러 가치가 모두 약세를 보이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 3일 3.85%를 찍은 뒤 8일께 4.51%까지 치솟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중국을 제외한 무역상대국들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90일간 전격 유예한 것도 시장 불안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뷰에서 주식·채권 시장의 부진 때문에 관세를 유예한 게 아니라면서 "채권 시장이 불안해했지만 나는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폭스비즈니스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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