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사국 간 물밑 접촉·내부 논의 감지 전 트럼프 “이스라엘-이란, 최종 합의”
▶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가정하에 종전 축하”…특유의 압박 수사?
최첨단 무기를 동원한 미국의 전격 개입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키던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 국면이 갑작스럽게 진정세로 돌아서고 있다.
"모두 축하합니다!"(CONGRATULATIONS TO EVERYONE!)로 시작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게시글로 알려진 양국 간 휴전 합의 착수는 그간 국제사회에서 목격돼 온 '화해 문법'과는 전혀 딴판이어서, 향후 전개 양상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을 하기로 하는 완전한 합의가 이뤄졌다"면서 "이스라엘과 이란이 현재 진행 중인 최종 임무를 마치고 철수한 후 약 6시간 후에 (휴전이) 시작된다"라고 적었다.
해당 글 작성 이후에도 6시간 정도는 이스라엘과 이란이 예컨대 서로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폭격을 시도하는 등 충돌을 할 수도 있다는, 휴전 합의 발표라고 볼 수 있는지 싶은 상황 설명을 부연한 것이다.
이번 사태를 '12일 전쟁'이라고 명명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란 먼저 휴전을 시작한 뒤, 12시간 후 이스라엘이 휴전하며, 24시간 후 전쟁이 공식적으로 끝난다'라는, 덧셈 문제 같은 시간표를 제시했다.
이는 한쪽의 항복으로 끝나지 않을 경우 '교전 소강', '휴전 임박', '협상 시도', '합의 초안 검토', '안보 내각 소집해 휴전안 논의' 같은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던 그간의 통상적인 휴전·종전 흐름에서 완전히 벗어난 그림이다.
백악관을 밀착 취재하는 미국 주요 언론을 비롯해 당사국인 이스라엘과 이란 측 그 어디에서도 트럼프 SNS 게시글 전 '이스라엘과 이란 당국자가 물밑에서 휴전과 관련한 의견 교환을 시도한다'는 등의 전세 판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예컨대 예루살렘포스트나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이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분쟁에서도 휴전 협상안 제시 주체는 분쟁 중인 이스라엘과 하마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장파 헤즈볼라 간 휴전 때에도 표면상으로 양측이 주도적으로 논의를 한 것으로 돼 있다.
다만, 이번 이스라엘·이란 분쟁에서 미국의 경우 '전쟁 참전 당사국'으로 보는 시각(뉴욕타임스)도 있다.
지하 시설물을 초토화할 수 있다는 최신식 '벙커버스터'를 이란 핵 시설에 투하하거나 중동에 주둔 중인 미군 기지를 향한 미사일 공습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는 '휴전 협상 당사국'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미국 우선주의'와는 배치될 수 있는 핵 시설 공습과 관련,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판단에 따라 이스라엘과 이란 간 확전 차단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해 보인다.
미언론들은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일종의 외교적 성과가 필요했다'는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NBC방송은 "이란과 장기적 분쟁 종식을 논의하고 싶다"는 JD 밴스 부통령 언급 등을 토대로 트럼프 정부의 대화 지속 의지에 방점을 뒀다.
밴스 부통령은 또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 "이란인에게는 평화의 길을 추구할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나는 대통령(트럼프)이 실제 리셋 버튼을 눌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역시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의 공격 결정이 이란의 정권 교체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이란에 협상 기회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휴전과 관련한 SNS 게시글에서 "모든 일이 순조롭게 된다는 가정하에" 종전에 이른 양국을 축하하고 싶다면서, '다른 마음을 먹지 말라'는 식의 상대를 압박하는 듯한 특유의 수사를 빼놓지 않았다.
미언론 악시오스는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휴전 협정은 카타르와 미국의 중재로 이뤄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에미르)와 각각 통화했으며, 밴스 부통령은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전화로 대화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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