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은 늙어가는 게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것” 한국 가수의 노래 제목이다. 필자도 90 인생이다. 백발은 나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혜가 나이를 말한다. 70~80이 늙은 청춘이라면 80~90은 정진하는 노년기이다. 살아보니 맞는 것 같다. 건감선로(乾感先老) 감정이 메마르면 몸이 먼저 늙는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늙어가는 걸 주름살로 알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인간의 노화는 기력이나 체력보다 감정에서 먼저 시작된다. 감정이 늙어가는 것에는 여러가지 징조가 있다. 웃음이 사라지고, 눈물이 메말라가며, 아름답다는 생각이 야박해지며, 흥이 없고, 표정이 어둡고, 성격이 공격적이며 사나워진다.
반면에 감정이 풍부한 사람일수록 더 건강하게, 더 오래, 더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노년은 생각보다 멋지고 아름다운 인생길이며 삶의 여정 중에서 마음을 비우며 살아가기에 가장 좋은 나이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90세라 하면 생로병사의 마지막 단계였는데 오늘날에는 100세 인생이라며 떠들어대니 나도 10년 더 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혀 있다.
수명이 길어진 일은 기쁘지만 그러나 오래 살아야 한다는 과도한 강박과 욕심이 스스로를 압박하고 무리한 절제 때문에 결과적으로 행복하지도 건강하지도 못한 삶을 살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필자는 노인봉사단체인 뉴욕상록회에서 평이사 2년, 이사장 4년, 회장 4년간 봉사를 했다. 상록회는 1976년에 설립되었다. 현재 34대 조원훈 회장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역사회 번영을 위한 노고와 공헌을 인정받아 평생 공로상을 받았다. 미국정부가 상록회를 노인단체로 인정한 뜻깊은 날이었다. 전임 회장으로서 조원훈 회장의 수상을 축하한다.
상록회 재임시 인지한 사안이지만 인구구조에 있어서 전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가장 특징적인 현상이 노인인구의 급격한 증가이다. 국가경제적인 측면에서 생산력의 감소와 부양부담의 증가라는 문제를 동반함으로서 노인인구에 대한 관심을 야기시키는 한편 개개인에게 있어서는 가족부양과 노인 가계의 소비지출 규모를 비교 경제적인 대비책 마련에 관심을 갖는 정책수립이 시급하다 하겠다.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장수의 천적은 바로 세월이다. 세월이 우리를 노려보고 있다. 아직 우리가 살고있는 지구 역사에는 세월이 데리고 떠난 자가 다시 돌아온 적이 없다. 불노초(不老草)를 찾아 헤메던 진시황제도 천하 명의 허준도 부귀영화를 다 누리던 솔로몬도 세상을 정복한 영웅 나폴레옹도 절세가인 양귀비도 그리고 이 지구상의 모든 영웅호걸도 세월이 데리고 간 후 돌아오지 않았다.
세월의 섭리(攝理)는 누구도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오늘도 세월은 우리를 데리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 어떻게 살아야 인간답고 겸손하며 가치 있는 삶 인지 한 번쯤 뒤돌아 보는 순간을 가져봐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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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영/뉴욕평통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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