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젊은 목사가 한 시골교회에 부임했다. 그 젊은 목사에게 제일 힘든 것은 새벽기도였다고 한다. 체질적으로 몸이 약한데다 젖먹이까지 있다 보니 새벽에 일어나는 일이 힘에 겨웠던 것이다.
새벽기도에 나가려고 생각은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러면서도 목사가 새벽기도회에 빠져 문제가 생긴 이야기를 자주 들어 온 터라 스트레스가 보통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일어나지 못하는 날이면 누군가 잠든 목사를 깨우러 오거나 찬송소리에라도 잠이 깨야 할 텐데 그런 일이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눈이 많이 내린 어느 겨울날이었다. 그날도 눈을 떠보니 이미 새벽기도회가 끝나고 한참이 지난 시간이었다. 자책하며 다시 자리에 누웠는데 누군가가 조심스럽게 목사관 문 앞에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느껴졌다. 발소리가 사라진 후 나가보니 따뜬한 쌍화탕과 우루사 두 알이 놓여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권사님들이 새벽기도에 못나온 목사님이 걱정이 되어 준비해 온 것이다. 그리고 다른 때도 ‘목사님 피곤하신데 잠 깨시면 안된다’고 찬송도 기도도 소리죽여 했다고 한다.
그 날 이후 아무리 어려워도 젊은 목사님은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도 책망하는 교인은 없었지만 그들의 사랑이 그 어떤 책망보다 목사의 가슴을 세차게 녹였기 때문이다. 이제 반백이 훨씬 넘은 그 목사님은 지금도 그 교회를 잊지 못한다.
이민역사가 깊어가면서 많은 한인 교회들이 미 전역에 세워졌다. 워싱턴지역 인근 메릴랜드와 버지니아 곳곳에도 많은 교회들이 산재해 있다.
우리들이 늘 기억할 것은 “목사님이나 크리스천들은 완벽한 자들이 아니라 완벽해보려고 애쓰는 사람들이고 완전한 사람들이 아니라 다만 용서받은 사람들일 뿐이다.”(You think that they are perfect. Actually they are people who struggle just like you do. Pastor and christians are not perfect, only forgiven)“라는 사실이다.
섬기는 교회의 목사님들을 사랑하고 격려하며 계속해서 거룩한 목회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의 후원자가 되자. 사도 바울이라는 훌륭한 사역자가 세워지기까지 그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바울도 그것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목사님들은 성도들이 “제가 기도하고 있습니다. 목사님! 힘내세요.” 그 한마디의 사랑과 격려에 피곤을 잊어버리고 죽도록 사명감을 가지고 충성하며 달려가는 것이다.
누군가가 근거없는 말로 잘못된 소문을 퍼뜨릴 경우 올바로 잡아 주고 늘 감사의 마음을 말이나 글로 전달해 힘과 용기를 실어주자.
특히 다른 목회자와 비교하지 말고 목회자 스스로 각자가 은사와 자원을 활용하여 창조적이고 영광스러운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그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자.
이러한 작은 몸짓가운데 법정과 전쟁터같은 이민의 삶가운데에서도 다음세대를 향한 희망의 씨앗은 계속해서 움트고 자라게 될 것이다.
<
장재웅 워싱턴 하늘비전교회 MD>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