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재무부의 아르헨 시장 직접 개입에도 달러 환율 급등
▶ “아르헨티나 개미가 베트콩으로 변신했다”란 풍자도 등장
경제적 위기를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미국 재무부의 외환시장 개입에도 불구하고 중간선거(현지시간 10월26일) 전 달러 수요를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매체 인포바에는 미국 재무부가 직접 달러 매도에 나섰지만, 선거를 앞두고 달러 수요 급증을 막지 못하면서, 환율이 개입 이전보다 높은 수준에서 마감했다고 전했다.
17일 종가 기준으로, 공식 환율은 1달러당 1491페소로 3.44% 올랐으며, 이른바 '블루칩 스와프(CCL)' 환율도 3.5% 상승한 1543페소를 기록했다.
현지 일간 클라린은 미국 블룸버그 통신을 인용해 "미국의 현금 투입조차 또 한 번의 고통스러운 페소 평가절하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며,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여전히 달러를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오는 26일 중간선거 이후 외환 정책을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라고 매체는 분석했다.
경제 전문 매체 이프로페시오날은 "달러 환율 급등이 불가피하다는 세간의 인식 속에,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의 페소화 방어 시도가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미 재무부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달러 환율이 오르고 채권이 하락하자 아르헨티나 시장에서는 "미국 재무부가 개인 투자자들에게 패배했다"는 풍자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호르헤 카레라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전 부총재가 미 재무부가 떠안을 예상치 못한 손실 규모를 '작은 금융 베트남'이라고 표현했다고 덧붙었다.
수십년간 반복되는 경제 위기를 겪어 온 아르헨티나 국민의 '달러 사랑'은 유명하다.
현지 금융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일일 약 3억달러(약 4천300억원) 규모의 달러를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베선트 장관이 아르헨티나 국민의 달러 사랑을 과소평가했다", "국민이 금융 베트콩으로 변신했다"는 풍자도 등장했다.
앞서 지난달초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밀레이 정부는 정치적 불안과 함께 달러 환율 급등으로 인한 외환위기에 직면했으며, 22일 베선트 미 재무 장관의 이례적인 아르헨티나 지지 메시지가 발표되자 달러 환율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페소 가치는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이어진 베선트 장관의 아르헨티나와의 200억 달러(약 28조원) 통화 스와프 체결 발표, 민간기금을 통한 추가 200억불 지원 예정 및 아르헨티나 외환시장 직접 개입에도 불구하고 페소 가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30년 경력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에세키엘 아센시오는 "베선트의 발표는 하면 할수록 효과가 더 짧아지고 있다"며 "시장은 그가 실제로 돈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1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밀레이가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지원을 철회하겠다"고 발언하면서 미국의 지원에 대한 신뢰가 약화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 재무부는 아르헨티나와 2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해당 자금을 내년 외채 상환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일각에서는 외화보유액이 빠르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일시적 '현상 유지책'에 불가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경제전문가들은 "선거 전 미국의 추가 개입에 시장이 단기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지만, 근본적 해법은 중앙은행의 외화보유액 확충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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