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진 결과지에 “공복혈당 경계”가 찍혀 있으면, 진료실에서 거의 자동으로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선생님 저… 진짜 많이 안 먹는데요?” 그리고 이어서 “BMI도 정상인데요?”가 붙습니다. 여기서 잠깐. BMI는 ‘체중을 키로 나눈 값’이라 편리하지만, 몸의 속사정을 다 보여주진 않습니다. 쉽게 말해 BMI는 겉모습 요약본이고, 혈당은 생활 습관의 일기장입니다. 겉은 멀쩡해 보여도 일기장은 난장판일 수 있죠.
특히 겉은 마른데 배만 나오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살이 안 찌는 체질이에요”라고 말하지만, 허리둘레가 슬쩍 올라가 있고, 근육량은 생각보다 적은 경우가 흔합니다. 이때 혈당이 흔들리는 방식도 특징이 있어요.
점심 먹고 나면 졸려서 눈이 감기고, 오후 4시쯤 달달한 게 땡기고, 밤에 집에 오면 “오늘 고생했으니 보상”이라는 이름으로 탄수화물이 몰려 들어옵니다. 그날 밤은 배부르게 자는데, 다음 날 아침은 또 입맛이 없어서 커피로 버티죠. 이렇게 혈당이 롤러코스터를 타면 몸은 피곤하고, 체중은 크게 안 늘어도 복부지방은 조용히 쌓일 수 있습니다.
자가 체크를 해봅시다. 아래가 여러 개 해당되면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아침을 거르고 점심·저녁을 크게 먹는다. ▲“밥+면” 같이 탄수화물 2단 콤보가 잦다. ▲ 식후 졸음이 심하고, 오후에 단 음식이 강하게 당긴다. ▲ 운동은 주말에 몰아서 하고 평일은 앉아있는 시간이 길다. ▲ 수면이 6시간 미만이거나, 야식 후 바로 잔다. ▲ 스트레스가 많고,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푸는 날이 잦다.
그럼 뭘 해야 하느냐. 저는 “완벽한 다이어트”보다 “2주 실험”을 권합니다. 실패해도 덜 자책하고, 성공하면 계속 이어갈 수 있거든요.
첫째, 식사 순서를 바꾸세요. 단백질과 채소를 먼저, 밥/면을 나중에 먹습니다. 같은 메뉴라도 식후 졸음이 줄어드는 분이 많습니다.
둘째, 식후 10분 걷기. 여기서 포인트는 ‘운동’이 아니라 ‘브레이크’입니다. 혈당이 확 치솟는 걸 부드럽게 눌러주는 느낌이에요.
셋째, 단백질은 고정하세요. “적게 먹었다”에 단백질까지 같이 줄이면 근육이 빠지고, 결국 혈당이 더 흔들립니다. 매 끼니 손바닥 1장 정도를 기준으로 잡아보세요.
넷째, 야식은 의지로 끊기보다 룰로 끊습니다. “잠들기 3시간 전 음식 종료.” 이건 의외로 성공률이 높습니다. 야식이 필요했던 이유가 사실은 배고픔이 아니라 피로, 스트레스, 습관인 경우가 많거든요.
그리고 이런 분들은 “혼자 조절”로 버티기보다 평가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가족력이 강하거나, 최근 피로감이 늘고 갈증/소변 증가가 동반되거나, 수치가 반복해서 경계선 이상이면요. 약이 꼭 필요하다는 뜻이 아니라, 생활습관만으로 가능한지, 어디를 우선 손봐야 하는지 ‘지도’를 얻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바른 병원 원장
▲전화: (213)985-7777
▲ baronmedicalgrou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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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순 통증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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