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생에선가 내가몇 번이나당신 집 앞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선 것을이 모란이 안다겹겹의 꽃잎마다 머뭇거림이머물러 있다당신은 본 적 없겠지만가끔 내 심장은 바닥에 떨어진모란의 붉은…
[2021-07-15]우리나라 어머니는당신 입맛 따로 없네!시고, 짜고, 맵고, 달고,쓴맛 가리지 않으시네자식새끼 키우다 보면신 것 좋아한 놈이 있고짠 것 좋아한 놈이 있어매운 것 좋아한 놈 있어단 …
[2021-07-13]왕의 역할을 잘하는 배우가부도내고 노숙자로 떠돌 때헌 신문지 한 장 가진 사람도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는 얘기는그의 연기보다 더 시큰하다채권자에게 쫓기며 빌딩숲 사이맨 …
[2021-07-08]전에 살던 사람이 버리고 간헌 장판지를 들추어내자만 원 한 장이 나왔다어떤 엉덩이들이 깔고 앉았을 돈인지는 모르지만아내에겐 잠깐 동안위안이 되었다조그만 위안으로 생소한집 전체가 …
[2021-07-06]가족이라는 게 뭔가.젊은 시절 남편을 떠나보내고하나 있는 아들은 감옥으로 보내고할머니는 독방을 차고앉아서한글 공부를 시작했다.삼인 가족인 할머니네는 인생의 대부분을 따로 있고게다…
[2021-07-01]님께서 새 나막신을 사 오셨다나는 아이 좋아라발톱을 깎고발뒤꿈치와 복숭아뼈를 깎고새 신에 발을 꼬옥 맞추었다그리고 나는 짓찧어진맨드라미 즙을나막신 코에 문질렀다발이 부르트고 피가…
[2021-06-29]어느 별에서 망명 온 난민인지요온몸 가득 마마 자국 더께 진 몰골에집도 절도 없이 노숙자로 사시는영구산 운주사 돌부처님들왜 하필이면 눈 뜨고 코 베어 가는이 막돼먹은 세상에 오셨…
[2021-06-24]봄에 들판에 나와 풀을 뜯고 있는 염소의 뿔에풍선이라도 달아염소를 하늘에 둥실둥실 뜨게 하자하늘에 염소들이 둥실둥실염소들이 흰구름도 올라타고 흰구름에 누우며흰구름에 걸터앉아담배도…
[2021-06-22]갓난애에게 젖을 물리다 말고사립문을 뛰쳐나온 갓 스물 새댁,아직도 뚝뚝 젖이 돋는 젖무덤을말기에 넣을 새도 없이뒤란 복사꽃 그늘로 스며드네.차마 첫정을 못 잊어 시집까지 찾아온떠…
[2021-06-17]동부시장 시계탑이 내려다보고 있는 사거리, 정오, 튀김 천막 내외가 점심상을 받는데다붓하게 마주 앉아서 된장찌개를 놓고 흰밥을 먹는데된장 한 그릇에 들어가는 두 개의 숟가락이 …
[2021-06-15]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이웃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놓아야 한다이 세상…
[2021-06-10]아빠가 다닌문 닫은 초등학교개망초 꽃밭에책 읽는 소녀상혼자 남아나머지 공부하죠.눈이 오나 비가 오나밤낮 똑같은 책이십 년 넘도록한 쪽도 못 넘기죠.이정록 ‘책 읽는 소녀’나도 처…
[2021-06-08]그녀가 하는 일은남의 말 들어 주는 일남의 말 전해 주는 일듣고 본 것 많아도 입 다물고시앗 여럿 보아도 시샘하지 않았지사람들은 슬프거나 기쁘거나들뜨고 화가 나도 그녀를 찾았지들…
[2021-06-03]여기서 저만치가 인생이다 저만치,비탈 아래 가는 버스멀리 환한복사꽃꽃 두고아무렇지 않게 곁에 자는 봉분 하나홍성란 ‘소풍’여기서 저만치 사이 우리가 간다. 여기서 저만치 사이 꿈…
[2021-06-01]여덟 살 때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우리 집 닭장이 엎어졌기 때문이다하느님보다 더 무서운 우리 아버지나는 아버지의 회초리가 무섭고사사건건 고자질하는 누나도 무섭다맷돌 뒤로 …
[2021-05-27]너는 땅바닥이니라 엎드려 읽어야 할 삶이니라 일어나거라 네 힘으로 걸어가라 네 자신에게 넘어지고 네 자신에게서 일어서라 스스로에게 부축 받고 스스로에게 일어서라 스스로에게 당당히…
[2021-05-25]아픔을 머금은 내 흰 피는모두 어디로 흘러갔나?우유라는 이름으로불고기 육회 산적 너비아니 육포 장조림 떡갈비…갈비탕 설렁탕 곰탕 내장탕 족탕 꼬리탕 사골탕…스테이크 스튜 로스트 …
[2021-05-20]그들은 벌써 몇백 년 전에 멸종되었다야생의 말몽골초원 후스타이 국립공원에서 얼핏 뒷모습을 들킨프르제발스키는 달아난 말의 후손순혈의 계보는 멸종 위기를 자초한다더럽혀야 할 때 더럽…
[2021-05-18]꽃구경 나온 아낙이무덤자락에 다급한 들똥을 눈다뒤를 온통 들킨들킨 줄도 모르는이승이 저승을 향해허연 볼기짝 치켜들고 끙끙댄다완성되지 못한 문장 끝에 찍힌 물음표를 닮은황금색 들똥…
[2021-05-13]문어는 닮아감이 두렵지 않아옆에 선 이 생명의 은인 삼는다검어졌다 희어졌다 빛이 바래도제 본성 잃지 않고 의연히 산다산사 가는 길가의 크고 작은 돌나무를 건너뛰는 다람쥐 놈도제 …
[2021-05-11]생후 3개월 아들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뉴저지 한인 여성 그레이스 유씨에게 징역 5년형이 선고됐다.13일 뉴저지주법원 버겐…
최근 LA와 뉴욕, 워싱턴을 비롯해 미 전국적으로 이민당국의 강력한 불법체류자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애난데일과 스털링…
14일 워싱턴DC에서 육군 창설 250주년을 축하하는 대규모 열병식(퍼레이드)이 열렸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79번째 생일날이기도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