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카에 한 여인이 있었지옆방에서 그녀는 온 밤을 슬프게 울었지어쩔 수 없이 나는 사랑에 빠졌다네마을의 지붕마다 눈이 내려캄캄한 모든 우울을 채워주던눈의 이불 아래서다음날 아침모…
[2018-07-26]해변의 황무지를 쓰고 죽고 싶다풀 서너줄기 이어진 석양의 모래톱 고독한 동북아시아, 변방의 한 시인 어린 킹크랩의 눈단추처럼늘 기울어진 하늘을 찾는 물별을기다리며스스로 황무지가 …
[2018-07-24]어느 창백한 6월 새벽 네 시끝없는 숲의 동굴 속에시골길들은 아직 젖은 채 회색빛일 때,한 마리 개미 솔잎을 지고바쁘게 걸어 나온다.120 킬로미터 길에 새겨진‘Goodyear’…
[2018-07-19]애인을 배낭 속에 넣고 아침이면 학교로 간다 멀리 강물을 내다보면 덜컹대는 전철 속에서도 행복하다 강의실 창가에 앉아 내가 졸고 있는 동안 애인은 배낭 속을 빠져나와 의자와 의자…
[2018-07-17]우리 마을 사람들은 커피를 너무 마셔그들은 언제나 불안하고 서둘러. 운전을 하면서도 커다란 플라스틱 머그잔으로 커피를 마시지. 그들은 차를 추월하고 주차자리를 가로채지. 정원묘지…
[2018-07-12]윤태자,‘#82’길을 걷는데 햇빛이 이마를 툭 건드린다 봄이야 그 말을 하나 하려고 수백 광년을 달려온 빛 하나가 내 이마를 건드리며 떨어진 것이다 나무 한 잎 피우려고 잠든 꽃…
[2018-07-10]말리부 해안에 달빛이 내린다겨울 밤, 수백 마일 떨어진 몇 개의 별들지구를 감싸고 영원히 출렁이는 바다. 아주 멀고 먼, 당신의 입술이 가까워 질 때바다는 당신 눈 속의 그 빛으…
[2018-07-05]먼지가 수북이 덮인 트럭 한 대 언덕길에 웅크리고 있었다 주인은 어딜 갔는지 몇 주가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트럭 밑으로 고양이가 비척거리며 들어갔다 네 바퀴 사이 불룩한 배를 …
[2018-07-03]이곳엔바람이 혹독하게도 불어대지만,달빛도 새어 든다네폐허가 된 집의 지붕기와 사이로Izumi Shikibu ‘비록 바람이’ 임혜신 옮김이즈미 시키부는 11세기 일본의 가인으로 연…
[2018-06-28]노부부 아침 일찍 흩어졌다가손톱 밑이 새까매져서는상추 잎의 물방울 그대로 서로밥상의 밥처럼 얹혀서 고추밭에서 나온 손을 내민다어서 먹으라고 먼저 드시라고 까마귀목덜미에 부은 물…
[2018-06-26]내가 늙거든, 지나가는 사람을 보고짖지 못하도록 해줘-나를슬로우 모션으로 움직이게 해달라고, 홍관조, 그 볼 수도 없는 색과까치발로 지나가는 우리들까지 다 무시하는 저 아랫동네…
[2018-06-21]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어쩌다가 운 나쁘게 광화문에서 잡혀가 구류 5일 먹고 구치소를 나설 때 허겁지겁 시골서 올라온 아버지와 엄마는 구두를 신고 계셨다 “이놈의 나라가 아…
[2018-06-19]아버지께서로 말을 하지 않고 지낸 지10년, 나는이 천 마일 멀리 떨어져서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나의 입은 무너진 동굴이었습니다.병원가운을 입고 일어날 수 없게 된 몸과 같은자…
[2018-06-14]바람과 가장 절친한 말이 있다면 그것은 잎이라는 말일 것이다이 엽록(葉錄)의 프로펠러들이 없었다면 바람은날아오르는 종족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서로가 서로의 가려운 등을 긁어주듯, …
[2018-06-12]붉은 흙방에서 며칠 잠을 자려 한다 온돌 위에 흙을 바르고 다듬고 말리고 또 흙을 바르기를 여러 번, 그 위에 얇게 콩기름을 칠한 다음 다시 여러 날 마르기를 기다려서 완성했다는…
[2018-06-07]장례식에서 돌아와 아파트를뒤졌다, 목 놓아 울며,아내의 머리카락을 찾아 헤맸다.두 달 동안, 하수구에서청소기에서 냉장고 밑에서그리고 옷장에서. 하지만 일본 여인이 다녀간 후어떤 …
[2018-06-05]처마 밑이 흔들리는 소리담벼락이 푸드덕거리는 소리달도 없는 밤이 자박거리는 소리새들이 달아나고 따라가는 소리소리가 소리를 집어삼키는 소리막 생겨나는 어둠이새 역사의 서문을 쓰는 …
[2018-05-31]모닝 커피에 뜨거운 밀크를 부으며얼굴 한 쪽을 볼록한 밀크 피처에 가까이 대어본다꼭지에서 떨어지는 마지막 방울을 보기 위해.마치 아기의 볼에 내 볼을 대는 것 같은 느낌, 가끔 …
[2018-05-24]당신의 눈빛은나를 잘 헐게 만든다아무것에도익숙해지지 않아야울지 않을 수 있다해서 수면(水面)은새의 발자국을기억하지 않는다오래된 물길들이산허리를 베는 저녁강 건너 마을에불빛이 마른…
[2018-05-22]강영일,‘Overcome 1432’1. 침대 속으로 숨을 것2. 울 것, 눈물이 마를 때까지(한 며칠 걸릴 것임)3. 슬로우 템포의 노래는 듣지 말 것4. 그들의 전화번호를 지울…
[2018-05-17]생후 3개월 아들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뉴저지 한인 여성 그레이스 유씨에게 징역 5년형이 선고됐다.13일 뉴저지주법원 버겐…
최근 LA와 뉴욕, 워싱턴을 비롯해 미 전국적으로 이민당국의 강력한 불법체류자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애난데일과 스털링…
14일 워싱턴DC에서 육군 창설 250주년을 축하하는 대규모 열병식(퍼레이드)이 열렸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79번째 생일날이기도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