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년만에 다시 유행, 무서운 속도로 팔리는 중
핫 팬츠가 돌아왔다. 세계의 저명 디자이너들이 현재 매장에 나와있는 것을 포함한, 최근 두번에 걸친 콜렉션에 저마다 핫팬츠를 포함시켰다.
랄프 로렌은 체크 무늬, 스텔라 매카트니는 흰 레이스 러플이 달린 흰 데님, 돌체 & 가바나는 비닐과 금속 줄, 리차드 테일러는 푸른색 니트로 만든 핫 팬츠를 선보였고 마크 제이콥이 디자인한 루이 뷔통이나 도나텔라 베르사체의 베르사체와 버서스 콜렉션에도 핫팬츠를 빠지지 않았다.
핫팬츠가 팔리는 속도 또한 놀라울 정도다. 5월의 마지막 2주반 사이에 블루밍데일 백화점은 ‘폴로’와 ‘게스’ 상표의 핫팬츠만 4757벌을 팔았다. 여기에 연한 갈색 스웨드로 만든 ‘샤넬’(880달러)이나 ‘BCBG’(114달러), 초록색 반짝이는 돌을 박은 ‘블루밍데일’(132달러), 빨강과 핑크 및 파랑색 뱀가죽무늬 ‘XOXO’(32달러) 것이 더해져야 한다.
"핫 팬츠 수요가 대단하다"고 말하는 블루밍데일의 패션방향 담당 부사장 칼 러텐스틴은 29년전, 핫팬츠가 처음 나왔을 때 로드 & 테일러 백화점에서 일했었다. "벨벳으로 만든 핫팬츠를 따로 진열해놓고 셔츠와 함께 팔았죠"
때는 1971년 1월이었고 당시 백화점에는 팔리지 않는 미디 스커트가 쌓여있었다. 핫팬츠는 디자이너가 아니라 유럽의 부틱 주인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데 이브 생 로랑같은 디자이너들이 재빨리 자기 콜렉션에 도입했다. 당시 위민스 웨어 데일리의 패션 편집인이자 부사장이었던 준 위어는 "그 조그만 바지들을 모두 지면에 소개하는 와중에 누군가가 핫 팬츠라고 부르자고 제안했었다"고 회고한다.
당시 핫 팬츠는 새티느 벨벳, 가죽은 물론 모피로도 만들어졌다. 뉴욕의 FIT 박물관에 모피 핫팬츠가 한점 소장되어 있는데 그밖에도 신부용 핫팬츠, 정장용 핫팬츠, 밑단에 아플리케를 한 핫팬츠등 종류도 다양했다. 여자들이 30이 넘은 이들까지 긴 코트 안에 타이츠, 부츠와 함께 핫팬츠를 입고 다니는 통에 ‘알렉산더’ 백화점의 경우 1주일에 1500벌이 팔릴 정도로 불티가 났다.
그렇지만 정작 여름이 되니 핫팬츠는 자취를 감췄다. 새로운 것을 입는 기분이 그새 가셔버렸기 때문이었다. 1971년 1월에 뉴욕타임스에 유러피언 콜렉션을 취재 보도한 버나딘 모리스는 장차 디자이너들이 1970년대를 되살릴 때 고를 스타일로 짧은 바지를 꼽았다. 그때까지 해변가나 뒷마당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던 짧은 바지가 정장 재킷이나 코트와 함께 입혀져 고급 식당들까지 버젓이 출입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뉴욕의 고급 식당들은 1960년대만 해도 사교계의 멋쟁이 여성들이 바지를 입고 오면 들여 보내지 않았었다. 아직도 뉴욕의 고급 식당중 일부에는 긴바지는 몰라도 핫팬츠 차림으로는 출입할 수 없다.
핫 팬츠 이후 옷들은 보다 편안해졌지만 지루해졌다. 캘빈 클라인 같은 디자이너는 고작 블루진과 속옷을 만들어 유명해졌으니 말이다.
▲BCBG의 연한 갈색 스웨드 핫팬츠를 포함, 핫팬츠가 불티나듯 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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