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문을 연 갤러리 프린스가 최윤정씨의 작품전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프린스 양복점을 운영하는 전병관씨가 한인사회 미술계에 활력을 넣어 보겠다며 문을 연지 1년6개월만이다.
대학을 갖 졸업했거나 전시기회를 갖기 어려웠던 1.5세와 2세 젊은 작가들의 전시회가 많았고 미국 전시회를 꿈꾸어온 한국작가들과 아직 개인전을 갖지 못했던 한인작가들의 전시회가 많이 열렸던 곳이어서 아쉬움이 크다.
갤러리 프린스는 ‘예술의 문외한’이라는 전병관씨가 자신의 양복점을 반으로 잘라 98년 11월부터 매달 ‘화요음악회’를 연데 이어 내친 김에 전시기회를 갖기 어려운 젊은 작가와 기성작가들을 위해 갤러리 공간을 만들어 보자며 수천달러를 들여 꾸며 놓았던 곳이어서 문화인들의 애착심이 더했다.
전씨는 음악회를 중단하고 갤러리 문을 닫는 이유에 대해 "비즈니스를 위해서"라고 밝히지만 속사정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어렵게 말문을 연 그의 말을 빌리자면 한인타운서 문화활동 지원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매달 열리는 화요음악회의 음식 준비, 초청장 인쇄 및 발송, 의자 놓기, 음식주문과 픽업까지 모두 전씨 부부의 담당이고 음악회 한번 준비하려면 비즈니스를 제쳐두고 10일을 꼬박 매달려야 했다.
전씨는 "음악가 사례비, 음식등 매달 1,000달러의 돈이 들어가지만 이것이 아깝단 생각은 한번도 없었다"면서도 "손이 부족할 때 함께 돕는 분위기가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요약한다면 "개인으로는 힘이 부친다. 큰 단체나 돈 많은 한인들이 부정기적이라도 참여하는 문화활동 지원이 절실하다. 차려놓는 밥상에 앉아 먹겠다는 생각보다는 함께 동참해 내일처럼 나서는 한인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양복에만 전념해온 전병관씨가 갑자기 문화사업에 눈을 돌린 이유는 자녀들 때문이었다.
아들 전경수군은 칼스테이트 롱비치에서 디지털 아트를 전공하고 딸 애니 전은 올해 칼스테이트 LA 부설 예술고등학교를 졸업, UCLA에 진학해 성악을 공부한다.
전씨는 "전시회다, 음악회다 쫓아다니다보니 청소년들이 부모들과 함께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문화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거부도 아닌 그가 순수한 마음에서 겁도 없이 한인타운의 문화사업을 위해 뛰어든 동기였다.
문을 닫아 아쉽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시원한 마음도 없지 않다는 그는 "한인타운내에 500석 규모의 예쁜 문화공간 하나는 있어야 한다"며 "수퍼로토에 당첨되면 꼭 하나 지어 한인사회에 기증하겠다"며 허심탄회하게 웃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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