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소득층 소녀 멘토링 프로그램 ‘하이 티 소사이어티’
워싱턴 다운타운의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 모인 소녀들은 예쁜 밀짚 모자에 레이스가 하늘하늘한 새 드레스 차림으로 흰 장갑을 낀 손가락을 꼬고 있다. 더 크고 더 멋진 모자를 쓴 성인 여성들은 소녀들의 매무새를 다듬어주고 가슴에 핑크빛 리본을 달아준다.
이들이 다음에 자리잡은 곳은 커다란 샹들리에 아래 우아하게 차려진 테이블로 모두 핸드백은 의자 아래 놓고 냅킨을 펴 무릎 위에 놓는다. 웨이터들이 금으로 가장자리를 두른 정교한 컵에 차를 따르고 하피스트가 연주를 시작한다.
워싱턴의 가장 황폐한 동네에서 자라는 20명의 소녀들이 차를 마시는 시간이다.
"차는 우아하고 차분하죠. 차와 함께 우리는 자기 자신을 잃어 버리거나 만나죠"라고 말하는 사람은 이곳의 수피리어 코트 판사인 매리 구든 테렐. 바로 ‘하이 티 소사이어티’의 창립자다. 챙넓은 모자에 얼굴이 반은 가린 테렐은 차와 차마시는 시간을 사랑하는 애호가로 차에 대한 사랑과 자원봉사를 연결시킨 ‘하이 티 소사이어티’도 그녀가 낸 아이디어였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매력없는 이름을 지었느냐고 하지만 우리는 수준을 조금 높게 잡고 싶어요. 우리는 평범하기를 거부합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이 모자 쓰고 장갑 낀 소녀들을 주목해 주시기 바란답니다"
이날 친구와 친척, 지지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새로운 멘토링 프로그램인 ‘하이 티 소사이어티’ 입단식에 참가한 소녀들은 테렐 중학교와 해리스 에듀케이셔널 센터 재학생들이다. 이 프로그램은 12~18세의 도심 저소득층 소녀들에게 교육 및 문화 활동 및 자긍심 고취 훈련, 작문 웍샵을 제공한다.
"자긍심이 향상되면 다른 학습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변호사 로나 존이 진행한 이날 입단식에서 소녀들은 한명씩 좋은 성적을 받을 것이며 임신같은 것은 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모범이 될 것을 서약한다.
이들의 멘토가 될 변호사, 교사, 주부 및 치과의사등은 정규적으로 만나 차를 마시는 이들로 최소한 이 소녀들이 고등학교를 마칠때까지 돌보아줄 예정이다. 소녀들이 쓴 모자도 이들이 마련한 것이다. 모자를 쓰고 장갑을 낀 모습을 한번 보고 나면 자신에 대한 생각이 영원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케이아 개포드(13)는 자기가 벌써 바뀌었다고 말한다. "전에는 말도 더럽게 하고 태도도 나빴지만 이제는 멘토 아줌마에게 무슨 이야기든 하게 됐어요"
오미톨라 오둔라미(15)도 "품위있고 프로페셔널한 차 모임이 좋다"고 거든다. 나이지리아에서 온 오미톨라의 어머니 안젤라도 ‘하이 티 소사이어티’ 덕분에 아이들이 한눈을 팔지 않게 되었다고 기뻐했다. 사실 이 모임에서 처음 차를 마실 때 소녀들은 하나같이 서툴러서 그 에티켓을 가르쳐야했다.
저마다 ‘미스’라는 경칭과 함께 이름이 불려져 그동안의 이력과 함께 경찰관, 의사, 농구선수등 장차 희망이 소개된 소녀들에게 멘토들은 서로 다른 무늬의 본차이나 찻잔을 선물했다. 그리고 소녀들은 줄지어서 검은 판사복 차림의 테렐을 따라 선서를 했다. ‘하이 티 소사이어티’의 2000년도 입회선서를 하는 그들을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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