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초음속 여객기로 가장 빠르고 안전하며 대형사고를 내지 않은 유일한 여객기라는 콩코드기의 신화가 깨졌다.
30년 무사고 기록으로 프랑스 항공기술의 정화로 꼽혀온 콩코드기의 추락은 냉전당시 미국, 구소련과의 기술경쟁을 벌이며 이 여객기를 개발한 프랑스인들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구겨버렸다.
사고원인 25일 오후 발견된 사고기의 블랙박스 자료는 24∼48시간 정도면 판독될 것으로 알려져 정확한 사고 원인은 수일내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사고기는 이륙직후 왼쪽 날개쪽 엔진에 불이 붙었으며 충분한 고도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긴 불길을 내뿜으며 추락했다.
당시 날씨는 좋았으며, 사고기 이륙직후 일본 오키나와(沖繩) 주요 8개국(G8)정상회담에 참석했던 자크 시라크 대통령을 태운 비행기가 무사히 착륙했다.
항공전문가들은 이같은 정황으로 미뤄 단순한 엔진 화재보다는 강력한 엔진 폭발이 일어나 연료탱크에 불이 겨붙는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파손된 엔진의 화재통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불이 연료배관으로 옮겨 불길이 확산되면서 두번째 엔진이 동력을 상실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고기의 기체 구조가 사고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콩코드기는 삼각형 모양의 날개에 엔진 두개가 직렬로 배치돼있기 때문에 한쪽 엔진에서 발생한 화재가 다른 엔진으로 쉽게 번질 수 있어 엔진 화재에 극도로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사고기는 사고가 난 AF 4590기는 1980년에 취항했으며, 10개월전 주요 기체점검을 받았다.
장-시릴 스피네타 에어 프랑스 회장은 "지난 2월 에어 프랑스 소속 콩코드기 6대중 4대의 날개에서 미세한 균열이 발견됐으나 사고기는 균열이 없었다”고 밝혔다.
독일의 유람선 여행사인 페테르 다일만 리버 앤 오션 크루즈가가 전세를 낸 사고기는 독일 각 지방에서 파리로 온 승객들을 태우고 뉴욕으로 갈 예정이었다.
승객들은 뉴욕에서 16일간 에콰도로의 만타로 가는 유람선에 승선키로 돼있었다.
콩코드기는 프랑스와 영국 합작으로 개발된 콩코드기는 1969년 3월 처녀비행에 성공, 7년의 시험을 거쳐 1976년 운항을 시작했다.
현재 에어 프랑스와 브리티시 에어웨이가 각각 6대와 7대를 운항하고 있다. 1979년 착륙도중 바퀴 타이어가 터지는 단 한건의 사고만 있었다.
4개의 고성능 엔진으로 고도 1만5,000㎙ 이상에서 마하 2.04(시속 1,336㎞)의 속도로 대서양을 3시간45분 만에 횡단할 수 있다.
최대 144명의 승객을 태울수 있으나 항공사들은 승객을 1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콩코드와 보잉747 콩코드기는 기내가 좁지만 빠른 속도와 최그급 기내식 등을 내세워 항공요금은 일반 여객기 요금에 비해 훨씬 비싸다.
파리-뉴욕간 왕복요금이 9,000달러, 런던-뉴욕간 왕복요금은 9,850달러나 돼 주로 부유층과 유명인사들이 이용해왔다.
콩코드기의 경쟁상대라 할 수 있는 보잉 747 점보기는 416~524명의 승객을 싣고 마하 0.85(시속 575㎞)의 속도로 파리-뉴욕을 7시간 55분에 운항하며 왕복요금은 이코노미 클래스 900달러, 비지니스 클래스 3,800달러 등이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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