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밤 LA 국제공항 활주로에는 특별한 손님(?)이 에어 프랑스 항공 747-400기와 함께 도착했다.
파리로 가는 도중 LA에 중간 기착한 이 여객기의 왼쪽 바퀴부분에 20대 남성이 매달려 있었던 것. 정비를 위해 비행기 밑으로 들어간 지상 근무원들은 바퀴가 접혀 들어가는 우묵한 안쪽에 담요 같은 것이 늘어진 것을 봤다. 그리고 그것이 매미처럼 붙어 있는 사람이 입은 누더기임을 알게 됐다.
이들은 반항하는 그를 강제로 떼어내 급히 UCLA 메디칼 센터에 옮겼다. 그러나 심한 저체온과 탈수증상을 보인데다 고공에서 오랜 시간을 비행기에 매달려 왔던 것을 감안하면 도저히 살 수 없을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그는 프랑스령 폴리네시아부터 LA까지의 4,000마일 거리를 3만8,000피트로 7시간30분에 걸쳐 날아온 비행기에 묻어 온 불사신답게 살아났다.
불과 하루만에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길 정도로 건강을 회복한 그는 이제 커피를 요청할 정도가 됐다. 하이티인으로 알려진 그는 영어와 프랑스어를 이해했으며 영어단어를 끄적이며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그가 왜 이같은 무모한 비행기 힛치하이커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또 그의 최종 목적지가 미국인가, 파리인가에 대해서도 밝혀지지 않았다.
의료진들은 수만피트 상공의 영하 50도 이하의 기온과 희박한 산소 속에서 어떻게 8시간여를 버텼을까에 "한마디로 기적이랄 수밖에 없다"고 고개를 흔들고 있다. 사람의 체온이 80도로 내려가면 죽게 되는데 발견 당시 그의 체온은 79도 였다고 한다. 이들은 굳이 가능성을 찾자면 젊음과 건강한 육체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공항 관계자들은 이같은 비행기 바퀴에 묻어 밀입국을 시도한 케이스는 마이애미 공항에서는 몇번 있었으나 LA 공항에서는 처음이라고 말한다.
이날 밤 8시께 발생한 이같은 해프닝으로 문제의 에어 프랑스 여객기는 이민국과 연방항공국 관리들의 까다로운 조사를 받느라 이륙 예정시간이 40분 이상 더 지체된 후 드골 공항으로 향했다.
공짜로 미국까지 건너 온 것에는 일단 성공한 그의 케이스는 4일 하오부터 이민국이 다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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