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exSystem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 ‘가혹하다’ 비판에 은행측 ‘이유없다’
「2년 전 레베카 코보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로스앤젤레스 지점의 수표 구좌에서 수표를 예금액 이상으로 사용했다. 레베카가 빚을 곧바로 상환하지 못하자 은행은 그녀의 구좌를 폐기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향후 5년 간 다른 은행에도 수표 계좌를 개설하지 못하도록 했다.」
BOA의 이러한 대응은 80%이상의 은행이 사용하고 있는 전국적인 데이터베이스 망인 첵시스템(ChexSystem)으로 인해 가능해졌다. 첵시스템은 수표 발행기관인 디럭스사(Delux Corp.)에 의해 운영되는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으로 현재 7백만 명의 부실고객 명단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도 수표를 발행하거나 사기 행위를 해서 일단 첵시스템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이는 향후 5년 동안 자동적으로 영향력을 미쳐 다른 어떤 은행에도 수표계좌를 개설할 수 없게 된다. 은행 간부들과 전자펀드(eFund) 측으로서는 신용불량 고객과 위험수위가 높은 고객을 선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인 셈이다.
그러나 이런 첵시스템의 폐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일단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모든 미국인들이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특권-수표 사용-을 누릴 수 없을 뿐더러 그동안의 수많은 지불 형태를 현금으로 바꿔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번 실수로 5년 동안이나 족쇄에 얽매이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처벌이라는 입장이다.
BOA는 부도 수표를 발행해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되면 빚을 상환한 기간에 관계없이 무조건 5년간 일체 수표 거래가 중지되고 다른 어떤 금융계에 계좌를 개설할 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전 시티뱅크 지배인은 "여기에는 ‘만약’, ‘그렇지만’ 과 같은 어떤 항변도 통하지 않는다. 첵시스템 명단에 포함됐다면 그걸로 추방"이라고 잘라말했다.
금융계에서 데이터베이스의 필요성은 1971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 1984년 전산화된 고객 정보망의 필요성이 절실해지자 금융계는 마침내 전국 최대 수표발행 기관인 디럭스사와 연합하여 현재의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도입했다. 현재 전자펀드(eFund)의 집계에 따르면 국내 8만 6천여 개의 지점이 첵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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